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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천사들 “야~ 산타 할아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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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재완이. 난생 처음 산타를 본 재완이가 세상 누구보다 해맑은 웃음을 짓고 있다. 장애영유아 시설 ‘디딤자리’
첫 성탄맞이에 웃음꽃 만발 “빨간 모자 할아버지~” “어디서 온 거에요?”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진배(3)가 부자연스런 걸음으로 산타에게 다가간다. 절뚝절뚝 불안한 걸음에 산타가 손을 잡아주자 금새 얼어붙는 얼굴. 수염까지 덥수룩한 난생 처음 보는 산타가 낯설기만 하다. 다른 아이들도 산타의 갑작스런 방문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성탄절을 앞둔 12월 22일.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장애영유아 생활시설 ‘디딤자리’에 산타가 등장했다. 이날 행사는 디딤자리의 주말 자원봉사 단체인 잠실5동 청년 봉사단체 ‘띠앗누리’가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서울 강북구 수유1동에 위치한 디딤자리는 지난 5월 장애영유아들을 위해 교회 최초로 개설된 공간으로 현재 0~6세 장애영유아 11명이 생활하고 있다

“진배야. 산타 할아버지한테 착한 일 많이 했다고 선물 주세요 해야지.” 보육을 담당하는 안마르셀리나 수녀가 귀에 대고 속삭이자 손을 덥석 내미는 진배. 뒤질세라 다발성 뇌경색을 앓고 있는 효관이 결절성경화증 서윤이 뇌성마비 재완이 등 모두 불편한 몸이지만 산타 곁으로 모여 들었다. 산타와 천사들 모두 얼굴에 함지박만한 웃음이 번졌다

산타 역할을 맡은 정현직(바오로)군은 “산타를 보고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어느새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낀다”며 “작은 정성 하나가 이들에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절실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안마르셀리나 수녀는 “이곳에 있는 천사들이 보고 느끼는 것은 모두 태어나 처음 겪는 일”이라며 “예수 성탄 대축일을 앞두고 열린 오늘 행사가 아이들에게 주님의 온전한 사랑을 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디딤자리는 가정 내 보호가 포기되거나 장애로 인해 입양이 보류된 아이들이 생활하는 곳이라 사랑 나눔이 어느곳보다 절실한 시설이다. 원장 최바울라 수녀는 “가끔 아이들 생각에 아련한 아픔이 밀려와 잠을 설치기도 한다”며 “하늘나라의 선물인 디딤자리 천사들에게 주님의 향기를 전하는데 정성을 다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사랑은 줄수록 모자라고 모자랄수록 간절하다는 의미를 새삼 떠올리게 하는 디딤자리. 산타의 선물을 가슴에 꼭 품고 자는 천사들의 모습이 아기되어 오시는 마구간 탄생의 신비를 느끼게 했다.
※도움주실 분=국민은행 487101-01-246065 서울 가톨릭 사회복지회 디딤자리 (문의 02-987-6009)


유재우 기자 jwyoo@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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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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