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237개 나라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 9위
전기 및 석유 사용 줄이고 대안에너지 활용을
남태평양에 있는 인구 1만 1000여 명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나라가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해 있다. 전문가들은 투발루가 빠르면 2015년께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는 5000여 만 명이라는 많지 않은 인구에도 전기ㆍ석유 사용량은 전 세계 237개국 중 10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9위다. 투발루를 물속에 가라앉히는 데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9번째로 기여(?)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럴 때 지구온난화를 일으키지 않는 에너지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위원장 조해붕 신부)가 4일 명동 전진상교육회관에서 마련한 천주교 농부학교 강좌 중 대안기술센터 이동근 소장 강의를 통해 대안에너지를 모색해본다.
△에너지 절약 생활화가 최선의 대안
이동근 소장은 "에너지를 절약하는 삶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강조하고, 원전을 폐쇄하겠다고 선언한 독일 예를 들어 소박한 삶을 설명했다. 이 소장은 "독일이 원전을 폐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독일 국민이 우리 국민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뿐만 아니라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독일 가정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양문형 대형 냉장고 대신 소형 냉장고를 사용해 전력소비를 줄이고 있다.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대형 슈퍼마켓이 있어 언제든 신선한 음식재료를 구할 수 있기에 굳이 대형 냉장고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에너지 절약이 일상화돼 있다.
이 소장은 또 "한전을 통해 일방적으로 전기를 공급받는 우리나라와 달리 독일은 일반 전기와 재생에너지 전기라는 두 종류 전기를 사용하는데, 국민들은 값이 조금 비싸더라도 자발적으로 재생에너지 전기를 우선 사용하기에 원전을 폐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태양에너지 활용
이 소장은 "태양이 하루 동안 지구에 전하는 모든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한다면 모든 인류가 1만 년 동안 에너지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정도로 태양은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한다"며 풍력과 수력 등 모든 대안에너지 원천은 태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프랑스는 현재 최고 3800℃까지 올라가는 태양열 용광로를 제철산업에 사용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태양열 조리기를 이용해 하루 1만 5000명이 먹을 수 있는 음식과 온수를 만든다고 말했다.
△바이오디젤과 바이오가스
이 소장은 "쌀겨와 폐식용유, 유채기름 등도 재활용하면 바이오디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디젤은 식물이나 동물에 있는 지방성분을 경유와 비슷한 성질이 되도록 가공해 경유를 대체하거나 혼합해 사용하게 만든 천연 디젤유다. 일반 경유와 바이오디젤은 온도에 따른 점성의 차이가 있을 뿐 성분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바이오디젤은 산성비와 만성 기관지염, 천식을 일으키는 황산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도 75 적다. 매연은 31~68 감소하며, 일산화탄소도 15~98가 감소한다는 통계가 있다. 가격도 착하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바이오디젤은 경유보다 ℓ당 15~20원가량 저렴하다.
바이오가스는 유기물이 적당한 온도와 수분을 만나 밀폐된 환경 속에서 분해될 때 발생하는 혼합가스로, 메탄가스가 대부분(60~70)을 차지한다. 이 소장은 "1㎥의 바이오가스는 최대 1400℃, 9500㎉의 열을 발생시키며 이를 난방이나 조리에 활용할 수 있다"며 "농가에서는 간단한 드럼통만 있으면 손쉽게 바이오가스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