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대부분의 학교에 에이즈(AIDS)라는 별명을 가진 남자 교사들이 있었다. 감염인이라서가 아니라 너무 엄해서 수업 중에 딴짓을 하다 걸리면 `죽는다`라는 소문 때문이다. 에이즈 감염인에 대한 편견을 보여주는 씁쓸한 추억이다.

▲ "에이즈 감염인과 친구 될래요?"
한국가톨릭레드리본 직원들이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홍보물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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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감염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깨고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캠페인이 4일 서울 명동대성당 들머리에서 한국가톨릭레드리본(이하 레드리본) 주최로 열렸다. 레드리본은 행인들을 대상으로 감염인과의 피부접촉, 포옹, 가벼운 키스, 목욕탕 공동사용 등으로는 병이 전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홍보했다.
행인들은 에이즈 감염 경로에 대한 설문형 문제<표 참조>를 풀며 에이즈에 대한 무지와 편견을 자책하기도 했다. 이세희(20)씨는 "에이즈에 걸려도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레드리본 황돈(마태오) 사무국장은 "접촉만으로도 위험하다는 사회의 잘못된 인식으로 가족마저 에이즈 감염인들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라며 "만성질환인 에이즈로 음지에서 고독에 시달리는 이들을 우리 이웃으로 끌어안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레드리본은 감염인을 위한 의료ㆍ심리상담, 무연고 감염인 치료비 지원 및 자활 지원교육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에이즈로 고통 받는 이들은 누구나 상담가능하며 익명이 보장된다. 문의 : 02-753-2037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