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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 쁘레시디움 13곳 옮긴 안전관리 감독관 이원식씨

건설현장 따라 옮기는 전국구 성모님의 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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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동안 건설현장을 누비며 성당 13곳을 옮겨다닌 이원식씨가 공사현장에서 "안전"을 외치고 있다.
 
 
  "안전!"

 한파가 몰아닥친 15일 서울 양재동 강남 순환도시고속도로 건설현장. ㄹ건설회사 안전실장으로 근무하는 이원식(요셉, 60, 대구대교구 포항 문덕본당)씨를 만나자 오른손을 번쩍 들어 거수경례를 하고 호탕하게 웃는다.

 그는 30년 가까이 건설현장 안전관리 감독관으로 일하고 있다. 작업복 주머니에는 항상 묵주가 있고, 목에는 스카풀라가 걸려있다.

 "제가 건설현장 근로자들 생명을 지키는 감독관이라면, 하느님은 제 목숨을 지켜주시는 감독관이죠."

 그가 쑥스러워하며 수첩<사진>을 펴보였다. 1990년부터 지금까지 건설현장을 누비며 다닌 성당 13곳 이름이 빽빽히 적혀 있다. 포항 대해성당, 울산 야음성당, 대구 내당성당 등 성당 옆에는 레지오 마리애 쁘레시디움 이름도 적혀 있다. 천지의 모후, 희망의 모후, 그리스도의 모후….

 그는 건설현장을 옮겨가면 가장 먼저 근처 성당을 찾았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지만 그는 도시를 옮겨다닐 때마다 새로운 신앙 공동체에서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주일에는 레지오 마리애 단원교육을 비롯해 본당 행사에도 빠지지 않고 참가한다.

 전국 쁘레시디움 13곳을 옮겨다닌만큼 그에겐 `신앙인 친구`가 많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서로 기도해주는 건 물론 객지생활의 외로움을 단원들과의 친교로 이겨낸다. 찬바람 불기 시작하는 초겨울이면 고향에서 과메기를 주문해 단원들과 나눈다. 단원들과 맛있는 과메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도 그에겐 큰 기쁨이다.

 매일 공사현장을 순찰하면서 묵주기도 40단을 바치는 건 일상이 됐다. 안전 업무를 총괄하는 그는 특별히 현장 근로자들 안전을 위해 기도한다.

 그에겐 아픈 기억이 있다. 19년 전 광양 건설현장에서 근로자 한 명을 사고로 잃은 것. 당시 석유와 가스를 수송하는 19m 높이의 송유관에서 작업하던 근로자가 추락해 세상을 떠났다. 당시 피범벅이 된 그를 승합차에 싣고 병원으로 달렸다.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릅니다. 그 후로 근로자 생명은 내가 지킨다는 사명감이 더 투철해졌어요."

 포항에서 4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이씨는 9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고등학교 때까지 포항 송정에 있는 수녀원에서 자랐다. 끼니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4남매와 어머니를 예수성심시녀회 수녀들이 보살펴줬다. 그는 수녀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신앙의 뿌리가 단단해졌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구절은 시편 117장 24절이다. "이날은 주님께서 마련하신 날. 이날을 기뻐하자. 춤들을 추자."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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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1-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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