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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행복의 길 뚫어주는 ‘사이다’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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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진 신부의 유쾌한 인생 탐구

홍창진/중앙북스/ 1만 3000원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tvN ‘오마이갓’ 고정 패널인 홍창진(수원교구 광명본당 주임) 신부가 살면서 부딪치는 수많은 문제에 대해 속 시원한 돌직구 답변을 풀어놓은 인생 처방전이다.

“이상하게 우리는 화가 나면 일단은 참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화는 나쁜 것, 표현하지 말아야 한다는 잠재의식이 뿌리 깊게 박혀있다. 하지만 밑도 끝도 없이 참으려는 태도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는 더 나빠지고, 계속해서 문제가 일어난다. 나는 화가 나면 그냥 화를 내버린다. 특히 자기만 생각하고 이웃에게 폐를 끼치거나 상처를 주는 걸 보면 주저 없이 성질을 낸다”(108~109쪽).

홍 신부는 억울한 일을 당해 화가 난다면 평생 배운 욕을 다 써도 좋으니 일단 실컷 욕부터 해주라고 한다. 또 가족 때문에 희생하는 게 힘들다는 사람에겐 남 돌볼 시간에 내 몸부터 챙기라고 한다. 아울러 행복해지려면 남 눈치 말고 자기 눈치를 보라고 말한다. 미래가 불안하다는 청춘에겐 골방에 틀어박혀 혼자 고민만 키우고 있는 게 아니냐고 되묻는다.

홍 신부는 책에서 27년 사제 생활을 통해, 그리고 수많은 사람의 고민을 들어주면서 한 가지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한 번뿐인 인생을 행복하게 살려면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못나고 부족한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뻔뻔하게’ 살기를 결심하면 풀리지 않던 문제의 답이 보이고 우울하던 인생에 빛이 비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는 딱히 무언가를 하지 않고 ‘나답게 살겠다’고 마음만 달리 먹어도 당장 내일 아침이 새롭게 기대가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인생 견문록

김홍신/ 해냄/ 1만 4800원

올해로 등단 40주년을 맞은 김홍신(리노) 작가가 「월간 에세이」에 5년 넘게 연재한 글 중 선별해 새로이 정리한 원고다. 작가는 지금까지 134권의 책을 펴냈다. 대표작인 「인간시장」은 영화로 제작됐고, 대하역사소설 「대발해」로 통일문화대상을 받았다. 또 지난해 발표한 소설 「단 한 번의 사랑」도 베스트셀러가 됐다. 아울러 에세이 「인생사용설명서」와 「인생사용설명서 두 번째 이야기」가 25만 부 판매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그게 뭐 어쨌다고」 「인생을 맛있게 사는 지혜」 「발끝으로 오래 설 수 없고 큰 걸음으로 오래 걷지 못하네」 등의 수필을 출간했다.

신간 「인생 견문록」에서 작가는 진부한 이야기 같지만, 세상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는’ 살만한 가치가 있음을 잔잔하고 진솔하게 들려준다.

“참회(懺悔)의 ‘참’은 과거로부터 지금에 이르도록 지은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고, ‘회’는 지금으로부터 미래에 이르도록 지을 허물을 뉘우치는 것입니다. 저는 가톨릭 신자이지만 날마다 108배를 하며 참회 기도를 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잘못이나 거짓뿐 아니라 지은 줄 모르거나 잊어버린 허물까지도 참회합니다.…그러면 제 영혼이 평온해지고 미운 감정이 없어지며, 헤매던 어둠 속에서 걸어 나오는 자유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싫은 것이야 어쩔 수 없더라도 미운 것이 사라지니 살맛이 납니다”(8~9쪽).

작가는 “인생은 흔들어줘야 가는 구형 손목시계와 같다”고 한다. 그는 나도 흔들어주고 남도 흔들어주고 싶어 이 글을 썼다고 한다. 마음속 조바심을 털어내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북돋움으로써 더불어 살아가자는 사회적 연대의 영성을 강조한다.



별들이 흘러간 길

김승미/ 푸른향기/ 1만5000원

순례는 신앙 안에서 걷는 길이다. 이 여정은 늘 하느님께서 함께하기에 특별하다. 순례자들은 이 여정에서 하느님께 철저히 의탁하는 법을 배우고 자기 정화와 희망을 체험한다. 소설가 김승미(아기 예수의 데레사, 서울대교구 응암동본당)씨도 800㎞의 산티아고 순례 길을 걸으며 체험한 꿈과 희망을 들려준다.

작가는 서른일곱에 죽음과 직면했다. 유방암 2기 반을 선고받고 왼쪽 가슴 절제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고 있을 때다. 스스로 삶을 내려놓고 싶다고 결심한 순간 한 TV 다큐멘터리에서 흘러나오는 순례자의 숨소리를 듣게 된다. 그 숨소리로 인해 그녀는 죽음과 맞설 하나의 꿈을 키우다. 바로 산티아고 순례길이다.

작가가 카미노 길 위에 선 것은 그로부터 5년 뒤였다. 남편과 초등학생 두 아들을 남겨 두고 홀로 길 위에 섰다. 그 길에서 작가는 수많은 다른 모습의 자아와 무수한 타인을 만나며 새로운 삶의 방식을 얻게 된다. 그것은 바로 ‘담대한 삶’이다. 매사를 하느님 뜻 안에서 살피고 기꺼이 받아들이며 헤쳐나가려 하는 담대함이다. 작가는 이것을 ‘카미노 데 산티아고가 지닌 신비’라고 고백한다.

작가는 여행 에세이를 쓰면서 독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가지라고 권고한다. 하느님께서 결코 죽음이 아니라 삶으로 우리를 이끄시기 때문에 두려워하거나 절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어둠 속에서도 화살표는 언제나 거기 있고, 우리에겐 스스로의 빛이 필요할 뿐이라고 한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휴가지에서 읽을 에세이(수필)를 소개한다. 두 권의 인생 처방 수필과 한 권의 신작 여행기다. 에세이는 소설에서 느낄 수 없는 진솔한 인생철학을 담고 있다. 자기 고백과 성찰의 방법은 서로 다르나 목표는 하나다. 바로 ‘행복’이다.

삶의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인생의 참 의미를 발견한 세 작가는 ‘청량제’ 같은 솔직 유쾌한 인생 처방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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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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