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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와 거지에 쫓기고 보쌈당해 종살이까지

역사학 전공 저자, 천주교 박해사 흥미롭고 밀도 있게 다뤄조선 시대 사회상과 민간신앙 연결 한국 천주교사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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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전공 저자, 천주교 박해사 흥미롭고 밀도 있게 다뤄조선 시대 사회상과 민간신앙 연결 한국 천주교사 재조명

▲ 박해 시대 숨겨진 이야기들 2



박해 시대 숨겨진 이야기들 2

서양자/도서출판 순교의 맥/2만 원




18~19세기 당시 조선 시대 사회상과 풍속, 민간신앙을 연결지어 한국 천주교회사를 재조명한 책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서양자(아가타, 한국순교복자수녀회 대전관구) 수녀가 지은 「박해시대 숨겨진 이야기들 2」이다.

역사학을 전공한 저자는 30여 년간 한국 교회사와 민간신앙, 우리나라 풍속을 연구해 왔다. 1권에 이어 4년 만에 출간한 이 책은 당시 풍속과 민간신앙으로 천주교가 얼마나 박해를 받았는지를 흥미롭고 밀도 있게 다루고 있다.


▲ 성직자의 방(리델 주교 그림 일기)


민간신앙, 성경에 기초해 분석

저자는 먼저 우리 조상들의 민간신앙을 성경에 기초해 들여다본다. 특히 구약 성경 탈출기 12장 5-7절과 12-13절 내용이 우리나라 민간신앙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이스라엘 백성이 재앙을 피하려고 문설주에 피를 발랐듯이 우리 조상들도 액땜하기 위해 동짓날 팥죽을 쑤어 대문과 담, 창틀에 뿌리고, 전염병을 막기 위해 문앞에 피를 뿌렸다는 것이다. 또 민간에서 병을 치료하거나 귀신을 쫓을 때 십자를 그으며 소금물을 뿌리는 것도 구약 성경과 연관된다고 본다.

박해 시대 당시 풍속을 거스르는 행위가 신자 색출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많은 신자가 마을 동제(洞祭)와 기우제(祈雨祭)에 참여하지 않는 바람에 신분이 탄로 나 쫓겨나거나 고발됐다. 18~19세기 도박이 성행했는데 ‘명례방’과 ‘장흥동 약국’에서의 신앙 모임도 포졸들이 도박하는 것으로 알고 들이닥쳐 발각됐다.

약탈의 대상이 된 교우촌

조선 시대엔 일종의 약탈혼인 보쌈이 만연했는데 여교우와 동정녀들이 이 제도 때문에 외교인 약탈자에 끌려가 처첩이 되거나 종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또 여교우가 배교하지 않을 경우 감옥에서 성고문을 당하는 일도 흔했다고 한다. 저자는 다모(茶母)와 청계천의 땅꾼과 거지들이 신자로 위장해 교우촌으로 들어가 정보를 캐고 밀고하는 일에 앞장섰다고 한다.

▲ 상복입은 베르뇌 주교(리델 주교 그림)



저자는 “박해 시대 당시 천주교 신자는 대역죄인이었기에 백정만도 못한 취급을 당해 관리, 양반, 포졸, 불량배, 일반 백성까지 신자들의 재산을 약탈하기 위해 교우촌을 습격했다”며 “당시 많은 교우가 농토를 버리고 유랑하다 상업에 종사하는 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책 특징은 간결하고 쉬운 문체로 한국 천주교회사와 우리나라 18~19세기 사회상과 풍속, 민간신앙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200년 전의 일을 현시점에서 보는 것처럼 적나라하게 파헤쳐 놓은 것이 재미와 흥미를 자극한다. 9월 순교자 성월에 꼭 한 번 읽어볼 책이다.

리길재 기자 teotokos @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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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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