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지금, 왜 부모 교육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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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 서울 은평학습장에서 은평구건강가정지원센터가 마련한 공감하는 부모되기 교육에서 학부모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백슬기 기자 | 
												<상> 부모 교육, 왜 필요한가?<중> 부모 교육 어떻게 이뤄지나?
<하> 앞으로의 부모 교육
 중학교 3학년 아들을 키우는 김효숙(가명)씨. 늦은 밤 퇴근길에 오른 김씨는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밖이 컴컴해서 무서운데 버스정류장으로 엄마 마중 나올래?”라고 물었다. 그러자 돌아온 답은 “왜?”였다.
김씨는 사춘기 아들과 대화하면서 다시 한 번 좌절을 느꼈다. 소통의 통로가 꽉 막힌듯했고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이와 더는 부딪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부모 교육을 듣기로 했고, 교육에서 이해의 실마리를 찾았다. 
자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왜?“청소년기는 감정의 뇌만 성숙하고 이성의 뇌는 아직 발달하기 전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더라도 감정의 뇌 때문에 우리 아이가 이렇구나 생각해 주세요. 그리고 아이도 인격체라는 걸 기억하고 상담자의 마음으로 다가가세요.”
18일 서울시 은평학습장 강의실에 모인 학부모 20여 명은 강사의 말에 집중했다.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고, 수첩에 강의 내용을 받아적기도 했다. 은평구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마련한 청소년기 부모교실 ‘공감하는 부모 되기’ 현장이었다.
이날 교육의 요지는 ‘청소년기 신체적ㆍ심리적 특성을 이해하면 아이가 보인다는 것’. 참가자 대부분은 강사의 말에 공감했다. 조은정(39)씨는 “아이를 비난하거나 아이 앞에서 한숨을 쉬는 등 하지 말았어야 할 행동들을 짚어줄 때 마음에 많이 와 닿았다”며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윤현화(클레멘시아, 47)씨는 “상담자의 마음으로 다가갈 때 아이도 자기 얘기를 더 잘하기 시작했다”고 교육 실천 후기를 전했다. 또 “결혼ㆍ가정ㆍ가족관계는 인생의 큰 부분인데 학교 다닐 땐 거의 배우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면서 “청소년기부터 양육자가 된 후까지 부모 교육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부모 교육 참가자, 90 만족여성가족부가 9월 발표한 ‘부모교육 참여 전후 효과 분석’을 보면 전국 15개 건강가정지원센터 부모 교육에 참여한 304명 가운데 90 이상이 부모 교육이 실제로 자녀 양육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앞으로 부모 교육에 또 참여하겠다는 참여 부모 또한 90가 넘었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소속 강사 김미숙씨는 “부모 교육을 하면서 만난 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몰랐다’”라며 “부모 교육 수요가 과거보다 많이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1가 1.5로 늘어난 수준밖에 안 돼 훨씬 많아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핵가족화로 부모 교육 필요전미숙 동국대학교 가정교육과 교수는 “어느 날 갑자기 엄마 아빠가 되는 것이 문제”라며 “핵가족화되면서 아이를 돌볼 기회가 줄고, 부모됨을 준비할 경험이 부족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 사건을 보면 아이 발달에 관한 관련 지식이 없어 떼쓰거나 반항하는 행동을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으로 이해하지 못해 답답함이 학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부모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모 교육은 단순히 육아를 위한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는다”며 “가족 문화 전체를 건강하게 만들고 나아가 세대와 세대를 건강하게 하는 강력한 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슬기 기자 jdarc@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