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주거 지원사업 결과 보고
“부모님 없이 시설에서 지낸다는 이유로 친구들의 놀림을 받을 땐 힘들었어요. 월세 지원을 받으면서 생활이 안정되니까 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됐고 대기업계열 카페의 정직원 바리스타가 될 수 있었어요.”
“당장 오늘 먹을 밥이 없어 가출팸(’가출 패밀리’의 줄임말로 가출 청소년이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을 만들어 지냈었는데 한 달에 40만 원이나 지원해 주다니! 시급 5000원으로 계산하면 전 한 달에 80시간을 더 얻은 셈이에요.”
13일 인천 동구 박문로 가톨릭청소년센터에서 열린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주거(월세) 지원사업 결과 보고회’. 이 자리에서는 2014년부터 3년 동안 월세 지원을 받아 자립에 성공한 청소년들의 성공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20세를 넘겨 아동양육시설에서 만기 퇴소한 이들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으로 인천광역시아동복지협회, 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 등 지역 아동·청소년기관의 월세 지원 및 사례 관리를 받아 왔다.
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이사장 정신철 주교) 등이 펼쳐온 ‘아동복지시설 퇴소 아동들의 자립을 위한 월세 지원 및 사례 관리 프로그램’이 3년간의 사업을 종료하고 결과 발표회를 열었다. 해당 사업은 시설 퇴소생이 학업과 취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거비를 해결해 주고자 시행한 사업으로 총 37명에게 월세ㆍ물품ㆍ교육ㆍ사례 관리 지원 등을 실시했다.
그 결과 안정된 직장에 취업하는 비율이 27에서 49로 향상됐고 급여 130만 원 이상 비율이 27에서 35로 늘었다.
사업 결과에 대한 아쉬움과 제언도 이어졌다. 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 장우영 상담관은 “인천 지역 위기청소년 수가 2800여 명에 육박하는 것에 비해 대상자 수가 턱없이 부족했고 지원이 중단된 경우도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참여 기관들은 ‘민간 연속 사업 확대’, ‘정보에 취약한 퇴소생 위한 지지체계 강화’, ‘정부의 LH전세임대주택 외 주거 지원 확충’ 등을 제안했다.
한편 해당 사업은 종료되지만 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은 자체 예산과 사업 공모를 통해 월세 지원과 멘토링을 이어갈 예정이다. 라현준(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 부장) 신부는 “퇴소 후 자립 정착금 300만 원을 들고 사회에 던져지는 아이들은 집 보증금을 내고 나면 앞길이 막막하다”며 “많은 관심과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은재 기자 you@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