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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시장경제에서 모두 함께 잘 사는 방법은 ‘관계’와 ‘만남’

경제윤리 분야 석학 브루니 교수 저서포콜라레 운동에 형제애 정신 접목한 ‘모두를 위한 경제 모델(EoC)’ 다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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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무니타스 이코노미

루이지노 브루니 지음

강영선ㆍ문병기 외 7인 옮김

북돋움coop





경제윤리 분야의 세계적 석학 루이지노 브루니(이탈리아 룸사대학 정치경제학과) 교수의 저서 「타인에 의한 상처- 경제와 인간관계」가 우리말로 번역 출간됐다. 강영선(성공회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 문병기(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를 비롯한 경제학자와 사회적 경제 연구자 등 9명이 2년간 머리를 맞대고 토론, 번역하면서 거둔 결실이다.

책 제목이 된 ‘콤무니타스’는 공동의 땅, 공통의 기반 위에서 친밀함을 나눌 수 있는 생활 공동체를 뜻한다. 책에는 ‘모두를 위한 경제(Economy of Communion, EoC)’의 이론화에 노력해온 브루니 교수의 학문적 여정이 집약돼 있다. EoC는 포콜라레 운동의 형제애 정신을 경제분야에서 실현하기 위해 창설자 끼아라 루빅(1920∼2008) 여사가 제안한 새로운 경제 모델이다. 이 모델은 가난한 이들에게 돈을 기부하는 것만으로는 심각한 궁핍에 처한 이웃들의 절박한 필요를 채울 수 없다는 현실 인식에서 출발한다.

브루니 교수는 ‘모두를 위한 경제는 어떻게 가능한가’를 부제로 단 이 책에서 시장경제를 부정하지 않고, 그 안에서 더불어 잘 사는 법을 모색했다. 저자는 시장 옹호론자인 애덤 스미스는 개인의 자유와 의사가 존중받는 계약이 있는 시장의 역할을 높이 샀지만, 그 시장을 이루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놓쳤다고 지적한다. 결국 시장경제는 문명의 발달을 이끌었지만 부는 나뉘지 않고 쌓여 양극화되어 계층 문제, 빈곤, 기아, 실업, 생태 파괴 등의 문제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브루니 교수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계약만 있고, 인간은 없어도 크게 문제 될 것 없다고 생각했던 기존의 시장에 대한 이해를 넘어서야 한다”며 “싸늘한 시장 경제 안에 ‘만남’과 ‘관계’를 불러와 따뜻한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콤무니타스 이코노미」는 △왜 우리는 개인주의를 좋아하게 되었을까? △경제학이 사랑을 말해야 하는 이유 △경제학의 관심은 행복이었다 △상처 너머의 축복을 보는 사람들 등 7장으로 구성했다.

저자는 “사실상 시장 중심 사회는 남자, 여자, 어린아이 할 것 없이 많은 나라의 사람들을 시장과 정치, 중재로부터 배제하는 상처와 사회 구조를 만들어냈다”면서 “우리가 그 상처를 똑바로 바라보지 않는다면 세상 속에서 그 모든 상처를 껴안을 희생양들을 찾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역자를 대표해 ‘역자 해제’를 쓴 유철규(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사회 모두의 이익’이라는 명분과 공공선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모든 일은 반드시 어떤 개인의 이익과 다른 개인의 손실로 끝난다는 하이에크의 일갈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발견을 위하여 우리는 무엇인가 시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콤무니타스 이코노미」는 그 질문에 답하는 데 큰 힘을 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EoC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대전 성심당 임영진(요셉) 대표는 추천사에서 “대가를 기대하지 않으며 주는, 매우 비경제적으로 보이는 무상성(無償性)의 실천이야말로 자본의 힘 속에서 지쳐가는 우리를 치유해줄 대안”이라고 썼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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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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