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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선교를 준비하며 선교사들이 주고받은 편지

베르뇌 주교 등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 1855~1881 주고받은 편지 등 문서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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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쿠에서 온 편지

양업교회사연구소 엮음

연숙진 옮김 / 차기진 각주

도서출판 빅벨



‘목자 없는 땅’ 조선 선교지에 들어가기에 앞서,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은 중국에 머무르며 선교를 준비했다. 그 선교 교두보가 바로 차쿠(溝)였다. 지금의 랴오닝성 다롄시 좡허시 룽화산진이다.

‘박해받던 교회’ 조선대목구는 1868년부터 1882년까지 14년간 차쿠에 자리를 잡았고, 1868년에는 제2차 조선대목구 성직자 회의가 차쿠에서 열렸다. 초대 만주대목구장 베롤 주교는 1866년 박해를 피해 조선을 빠져나온 선교사들에게 차쿠의 눈의 성모(성모설지전) 성당의 재치권을 이양, 박해 이후 조선 선교를 준비하도록 했다. 이뿐 아니라 조선대목구 신학교도 차쿠에 있었고, 「한불자전」도 차쿠에서 편찬됐다. 또한, 1842년 말에서 1843년 초 김대건 신학생이 4∼7번째 서한을 썼던 발신처 바이자디안(白家店) 또한 지금의 차쿠였고, 두 번째 사제 최양업 신부가 1849년 사제품을 받은 뒤 사목했던 첫 사목지도 차쿠였다.

청주교구 배티성지 양업교회사연구소는 김대건ㆍ최양업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아 1855년부터 1881년 사이에 랴오뚱반도 차쿠 눈의 성모 성당에 머물렀던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의 편지와 문서들을 모아 우리말로 옮겨 「차쿠에서 온 편지(1855∼1881)」를 펴냈다. 2016년 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가 총 10권의 방대한 분량으로 간행했던 「필사 문서 판독 자료집」에 수록된 문서 중 선교사들의 편지 118통과 문서 7건 등 총 125건의 문건을 추려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연숙진(아녜스)씨가 번역했고, 차기진(루카) 양업교회사연구소 명예소장이 각주를 붙였다. 편지의 발신인은 4대 조선대목구장 베르뇌 주교, 6대 리델 주교, 7대 블랑 주교, 8대 뮈텔 주교 등 4명의 주교, 브르트니에르 신부와 볼리외ㆍ위앵 신부 등 3명의 순교 성인을 포함한 8명의 사제다. 조선 입국을 기다리는 차쿠 선교사들의 심경, 차쿠성당에서의 작은 시노드와 재치권 이양 소식, 1866년 조선을 탈출한 이후 11년 만인 1877년에 재입국이 성사되기까지 여정, 체포 추방된 차쿠 선교사들의 이야기, 그럼에도 멈출 수 없는 조선 선교를 향한 발걸음이 시나브로 펼쳐진다.

“조선 소식을 말씀드리면 여전히 침통한 소식들입니다. 이 모든 혼란 가운데 특히 교우들의 서로에 대한 불신, 외교인들의 괴롭힘, 이 두 가지가 가장 큰 고통입니다.… 더없이 좋은 날들이 이 가엾은 포교지에 오기를 기대합시다.”(1875년 4월 7일 리델 주교가 상하이 대표부의 르모니에 신부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이 책을 묶어낸 차쿠 파견 사제이자 양업교회사연구소장 이태종 신부는 “최양업, 김대건 두 신부님의 탄생 200주년을 지내면서 ‘차쿠에서 온 편지’의 수취인이 신앙의 후손인 우리이기를 희망해 본다”며 “150여 년 만에 전달된 차쿠의 편지들이 이 땅의 신자들에게 신앙의 거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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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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