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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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곳에 임하신 주님 찬미하는 성탄 되길

주님 성탄 대축일 맞이 도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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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조명으로 장식된 거리에는 아기 예수를 누인 구유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제 구유를 「헨젤과 그레텔」, 「백설공주」나 「빨간 모자 소녀」 같은 동화에 등장하는 소품 정도로 생각합니다.”(기스베르트 그레샤케, 「낮은 곳에 계신 주님」 중에서)

많은 이들이 성탄의 의미를 잊어간다. 성탄을 준비하는 대림 시기는 성탄 선물과 화려한 조명과 장식으로 가득하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축제를 준비하며 선물을 주고받지만, 하느님이 사람이 되시어 낮은 곳으로 임한 사건을 기억하지는 않는다. 주님 성탄 대축일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






「낮은 곳에 계신 주님」(기스베르트 그레샤케 신부 지음ㆍ허찬욱 옮김ㆍ분도출판사)은 그리스도교 사상가와 영성가들이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성탄을 묵상해왔는지를 소개한다. 마이스터 엑카르트, 로욜라의 이냐시오, 마르틴 루터, 쇠른 키르케고르, 끼아라 루빅 등 이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것은 하느님이 사람이 되어 낮은 곳으로 임하시는 사건은 과거의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며, 오늘 내가 세상과 삶을 대하는 방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예수회 창립자인 로욜라의 이냐시오는 하느님이 사람이 되어 오심을 묵상하기 전에 지금 바로 여기에 있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발 디디고 있는 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만, 육화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하는 첫째 이유는 “하느님이 사람이 되신다”는 말은 하느님이 이 세상의 ‘일부’가 되신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사회적인 냉담, 전염병, 기아, 전쟁 등으로 고통이 넘실대는 이 세상을 하느님은 당신의 세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하느님이 사람이 되어 오신 사건을 2천 년 전에 한 번 일어난 옛날이야기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다.

중세 신비학자 마이스터 엑카르트는 육화의 사건에 대한 예화로, 한쪽 눈을 잃은 아내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자신의 눈 한쪽을 빼 버린 남편 이야기를 든다. 그러면서 우리 인간도, 하느님이 스스로 마치 ‘한쪽 눈을 빼어 버리듯’ 흠 많은 인간 본성을 취하시기 전까진, 하느님이 우리를 극진히 사랑하신다는 걸 믿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엑카르트는 낮은 곳이야말로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본래 자리이며, 하느님 사랑의 구체적인 모습이라고 강조한다. 하느님의 사랑이 세상의 가장 낮고, 비천하고 보잘것없는 것들에게 향하는 이유다. 저자 기스베르트 그레샤케 신부는 오스트리아 빈 대학과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오랫동안 교의신학 교수로 지냈다.





「성탄이 왔다!」(안드레아 슈바르츠 지음ㆍ황미하 옮김ㆍ바오로딸)는 대림과 성탄 시기에 곁에 두고 읽으면 좋을 묵상 안내서다. 저자는 하느님은 인간의 어둠 속에 인간과 함께하기 위해 오셨다고 강조한다. 성탄은 시끌벅적한 축제가 아니며, 시끄럽고 분주한 곳에서는 성탄의 신비를 찾아낼 수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하느님은 우리를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흠이 있으면 흠 있는 대로, 하느님은 우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신다”며 “그분은 우리의 완벽한 모습을,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원하지 않으신다”고 설명한다. 성탄 준비·대림 시기·주님 성탄 대축일·성탄 시기·새해·주님 공현 대축일 등 모두 6장으로 구성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출간된 이재성(작은형제회, 보나벤투라) 수사의 영성시집 「순수의 탑Ⅰ」(프란치스코출판사)을 추천한다. 그는 네이버 관상기도 카페에 올렸던 관상 이야기를 150편으로 추렸다. 사진과 시를 읽다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깨달으며 영적인 힘이 충전된다. “어두움 속으로 잠입하시어 / 어두움을 환하게 밝히시는 빛 / 아기 예수님! / 낳자마자 십자가로다! // 가난한 사람들이 / 그 빛을 받아 / 환호하옵니다”(「아기 예수」 중에서)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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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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