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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온 또 한 명의 ‘성 김 신부’

프랑스 선교사 헨리코 도리 신부 전기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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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위 한국 교회 순교 성인 가운데 김대건 신부 말고 또 한 명의 ‘김 신부’가 있다. 그는 한국인이 아닌 프랑스 선교사다. 한국인 중 김씨가 많아 본인이 한국 성을 ‘김씨’로 정했다. 김대건 신부보다 후배이고 순교도 20년 후에 했다. 하지만 그는 1984년 5월 6일 김대건 신부와 함께 성인품에 올랐다. 그의 프랑스 이름은 바로 헨리코(앙리) 도리(Henri Dorie, 1839~1866)이다. 도리 신부는 1865년 5월 27일 조선에 입국했다. 그런데 이듬해 병인박해가 일어나 1866년 3월 7일 순교했다. 사제품을 받은 지 2년이 채 안 되어, 우리나라에 온 지 채 1년도 안 되어 순교했다. 두 김 신부를 비교하면 둘 다 25세에 사제품을 받고 사제생활을 채 2년도 못 하고 하느님께 돌아갔다.

103위 한국 교회 순교 성인 시성 청원인으로 활동했던 수원교구 윤민구 신부가 「성 도리 신부와 병인박해」(기쁜소식)를 최근 출간했다. 한국 교회 신자 대부분이 모르는 또 한 명의 성인 김 신부를 알리기 위해서다.

윤민구 신부가 도리 신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소신학생 때였다. 방학 때 본당인 수원 북수동성당에서 주임 류봉구 신부로부터 도리 신부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류 신부는 손골성지에 도리 신부 순교현양비를 세웠고, 도리 신부에 대한 각별한 현양을 표했다.

윤 신부는 1983년 로마에서 103위 순교 복자의 시성을 위한 청원인으로 일하면서 도리 신부에 대해 좀더 알게 됐다. 그러다 그가 2005년 손골성지 전담 신부로 부임해 12년 9개월간 재임하면서 도리 신부에 대해 연구하고 알리려 꾸준히 노력했다. 그는 직접 파리외방전교회 고문서고와 도리 신부의 고향 뤼송교구 고문서고를 방문해 도리 신부가 가족들과 지인, 장상들에게 보낸 편지와 글들을 찾아 수집했다. 판독에만 5년이 걸려 2010년 프랑스어본 「성 도리 신부 자료집」을 출간하고, 2018년에는 이를 우리말로 옮겨 「성 도리 신부의 편지」를 펴냈다. 어느새 도리 신부의 최고 전문가가 된 것이다.

윤 신부가 이번에 출간한 「성 도리 신부와 병인박해」는 도리 신부의 전기, 곧 성인전이다. 이 책은 도리 신부의 글을 통해 평범한 사람도, 더 나아가 세상 사람들 눈에 부족해 보이는 사람도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어 성실히 살다 보면 성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도리 신부는 매우 소박한 꿈을 가지고 겸손하게 살았던 평범한 사람이었다. 하느님을 사랑한 그는 선교사가 되어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하느님과 복음을 전하는 것이 가장 소중한 꿈이었다. 그래서 윤 신부는 도리 신부의 이 소박한 꿈에 초점을 맞춰 그의 생애를 담백하게 전한다.

책은 3부로 나뉜다. 제1부는 도리 신부의 생애를, 제2부는 도리 신부를 순교에 이르게 한 병인박해에 대해 그 배경과 중심을 다룬다. 제3부는 순교 후 도리 신부가 어떻게 기억되고 기념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정리했다.

윤민구 신부는 “코로나19로 인해 2년 동안 본의 아니게 집에 갇혀 지내다 보니 이 책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며 “나중에 도리 신부를 직접 만나게 되면 더욱 반갑게 인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성 도리 신부와 병인박해

윤민구 신부 지음

기쁜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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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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