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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 벨레네 성당에서 빛나는 ‘김대건 신부 스테인드글라스’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성당 순교자 10위 유리화 제작... 현지 선교 중인 박홍순 수녀에게 김 신부 상본 받아 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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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가리아 벨레네성당에 있는 성 김대건 신부 스테인드글라스. 박홍순 수녀 제공




▲ 불가리아 벨레네성당에 있는 성인과 순교자들의 스테인드글라스. 가운데 왼쪽 성 김대건 신부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다. 툿찡포교베네딕도수녀회 서울수녀원 박홍순 수녀 제공


검은 머리에 상투를 틀고 가죽신을 신은, 흰색 두루마기를 입고 붉은색 영대를 한 동양인 사제. 서양인의 눈에 성 김대건 신부는 어떻게 비쳤을까.

불가리아 북부에 위치한 플레벤주의 도시 벨레네. 벨레네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성당(이하 벨레네성당)에 가면 성 김대건 신부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만날 수 있다.

스테인드글라스 제작은 불가리아 작가 스토얀 카라게오르기에프가 맡았다. 카라게오르기에프는 불가리아에서 선교하고 있는 박홍순(안젤라, 툿찡포교베네딕도수녀회 서울수녀원) 수녀에게 김대건 신부의 상본을 받아 작품을 제작했다. 김대건 신부의 옷을 그릴 때는 한국의 전통 의복에 대한 역사도 공부했다. 작가가 표현한 김대건 신부는 한국의 전통 의상에 붉은색 영대를 두르고 있다. 김대건 신부의 왼손에는 한글로 ‘성경’이라고 쓰인 성경이, 오른손에는 십자가가 있다. 계획했던 것은 아니지만 카라게오르기에프 작가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이었던 2021년 9월 20일에 김대건 신부 스테인드글라스를 완성했다. 카라게오르기에프 작가는 “성인과 순교자들을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벨레네성당에 모신 것은 하느님은 한 분이시고, 어디에나 계신다는 의미를 나타낸 것”이라며 “가톨릭 신자로서 김대건 신부님의 신앙심에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벨레네성당은 1952년 불가리아 사회주의 시절 총살당한 에브게니 보실코프 주교 추모 성당이다. 사회주의 시절 벨레네 인근 뻬르시나섬에는 정치범수용소가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여러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처형을 당하거나 굶주림과 고통에 시달리며 죽었다. 벨레네성당 주임 파울로 코르테지(예수 그리스도의 고난 수도회) 신부는 신앙을 지키기 위해 처형당한 순교자들의 형상을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들기 원했다. 파울로 신부는 2000년 벨레네성당 보수 공사를 하면서 스테인드글라스에 여러 나라의 성인과 순교자들 모습을 담았다. 강한 믿음과 교회의 보편성을 증거하려는 목적에서였다. 파울로 신부는 “온갖 탄압에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하느님에 대한 사랑으로 승리하는 교회의 힘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카라게오르기에프 작가는 5개의 창에 각각 2명씩 모두 10명의 성인과 순교자를 스테인드글라스로 표현했다. 창문의 크기는 가로 120cm, 세로 250cm이고, 성인과 순교자들의 형상 크기는 가로 50cm, 세로 170cm이다. 성인과 순교자들은 실제와 비슷한 크기로 묘사했다. 배경은 생명나무(묵시 2,7)로 표현했다. 나뭇가지를 배경으로 성인과 순교자들의 형상이 있다. 성인과 순교자들은 자신들 나라의 의상을 입고 있는데 옷 색깔은 성스러움과 영원함을 뜻하는 흰색으로 표현했다. 성인과 순교자들 형상 위쪽에는 가시관을 묘사했다. 가운데는 떠오르는 태양과 승리를 상징하는 노란색 원이 있고, 원 주위에 가시관이 있다.

파울로 신부는 “주님을 위해 목숨을 바친 김대건 신부는 신앙의 아름다운 증인”이라며 “김대건 신부를 보면 희망이 생기고 가톨릭 사제와 신자들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벨레네성당을 찾는 모든 사람이 성당 내부의 동서남북을 바라보면서 믿음과 신념이 강한 이 순교자들을 알게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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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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