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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영 작가가 빛으로 담은 ‘교회 역사의 현장’

가톨릭사진가회 문수영 작가30년간 교회 역사 현장 찍으며가톨릭 사진의 장르 구축 힘써갤러리 1898에서 개인전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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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명동 갤러리 1898에서 9일부터 14일까지 문수영 작가의 첫 개인전이 열렸다. 문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좋은 사진이요? 보는 사람이 감동하면 좋은 사진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진은 때로는 잔인할 수도 있고, 때로는 아름다울 수도 있습니다.”

사진은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다. 빛에 따라 얼마든지 사진이 달라질 수 있다. 서울대교구 가톨릭사진가회 문수영(토마스, 서울 하계동본당) 작가도 빛으로 그림을 그린다. 서울 명동 갤러리 1898에서 32년 만에 개인전을 연 문 작가를 만났다.

문 작가가 사진을 시작한 것은 1977년, 그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순간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또 어떤 원리로 기록이 될까 궁금했고요.” 문 작가는 사진의 매력에 빠져 수학여행 때 흑백과 컬러 카메라 2대를 들고 다니기도 했고, 공소에서 혼자 사진을 찍기도 했다. 문 작가는 독학으로 사진을 공부하다 군 제대 후 대학교에서 사진을 전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진가의 길을 걸었다.

문 작가는 사진가로서 직업적인 사진과 예술작품 이외에 사진을 통한 선교에도 힘썼다. “졸업 후 사회에 나왔는데 그때만 해도 ‘가톨릭 사진’이라는 용어를 안 썼습니다. 그래서 가톨릭 사진을 제시해주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문 작가는 가톨릭 사진의 예술적 장르를 정의하기 위해 노력했다. “1993년 사순 기간 바티칸에 있었어요. 사순 기간 있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인생의 전환점이었죠.” 문 작가는 주교회의 요청으로 1993년 사순 기간 때 바티칸에 파견됐다. 같은 해 8월 열렸던 대전엑스포 바티칸관에 전시할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였다. 사진가로 활동하며 많은 경험을 했지만, 바티칸에서의 경험은 달랐다. “소리, 빛, 공간, 사순 기간 있으면서 체험하고 느끼고 보고 들었어요. 제 오감이 깨어난 거죠.” 문 작가는 그해 가을 주한 교황대사관에서 공로패를 받았다. 그가 1993년 바티칸에서 찍은 사진들은 이후 꾸르실료, 청년들을 위한 피정 등에서 교육 자료로 쓰였다.

문 작가는 김수환 추기경의 행사, 정진석 추기경 착좌식도 사진으로 기록했다. “당시 제 이름이 ‘어! 사진’이었어요. 추기경님이나 신부님들이 저를 보시면 사진 찍는 사람이라고 그렇게 부르셨어요.” (웃음) 교회에서 오랜 기간 함께하다 보니 추기경들과 사제들이 붙인 문 작가의 애칭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1984년 5월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주례한 103위 시성식, 2014년 7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때 교황의 일정에도 동행했다. 이처럼 문 작가는 30여 년간 교회 역사의 현장에 있으면서 순간순간을 기록했다.

사진가의 길을 걸으며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모든 조건이 갖춰지고 마침내 셔터를 누를 때 문 작가는 행복했다. 하지만 셔터를 누르면서 마음이 아프고, 차마 셔터를 누르지 못한 순간도 많았다. “1983년 이산가족 상봉 때였어요. 사진을 찍으려면 뷰파인더를 봐야 하는데 현장 분위기가 슬퍼서 눈물이 흘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사진을 찍을 때 냉철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의 아픔을 담아야 할 때는 제 마음도 많이 아픕니다.” 그는 “요즘 누구나 손쉽게 사진을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중요한 것은 사진을 찍는 사람의 관점”이라며 “보이는 대로 촬영하는 것이 아니고 왜 찍는지, 이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그래야 주관이 뚜렷한 작품들이 나온다”고 전했다.

“사진은 저에게 있어서 인생입니다.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줬거든요. 제 나이 70이 되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한번 되돌아볼 생각입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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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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