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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셋 사제의 삶이 녹아든 100여 편의 시

원로사목자 정광영 신부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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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오솔길

정광영 신부 지음

불휘미디어



어린 시절 소년은 눈물이 많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11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채 마르지 않았던 눈물은 2년 뒤 지옥 같은 한국전쟁발발로 또 한 번 흘러내렸다. 주님께서 지켜주신 세월을 시를 통해 노래한 정광영(미국 샌프란시스코대교구 원로사목자) 신부의 시집이 나왔다. 사제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든 작품 100여 편이 실렸다.

“인간을 인간이게 했던 영혼은 / 본향이었던 하느님의 나라로 돌아가는 게 마땅한 진리.”

“반드시 지나가는 차안의 세계가 아니라 / 영원한 생명 누리는 피안의 세계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

사제로 살아온 지 어느덧 반세기. 정 신부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점심 식사 후 묵주기도 15단, 저녁 식사 후 5단을 바치면서 생명의 신비를 하루하루 되새겼다. 1971년 대구대교구에서 사제품을 받은 정 신부는 1979년 이탈리아 유학을 간 뒤 캐나다 밴쿠버 교포사목 후 198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교포사목을 했다. 3년 뒤 샌프란시스코대교구로 이적하고 2003년 은퇴한 뒤에도 2006년부터 5년 동안 유람선 지도 사제로 미국 주교회의가 인준한 ‘해양 사목 사제’로 활약했다.

재빠르게 과거가 되어 가는 매 순간 속에서도 사제는 주님 안에 만난 모든 만남을 기억하며 시로 옮겼다. 사제가 된 지 불과 1년이 채 되지 않았던 시절, 경북교도소를 다니며 만난 사형수 이야기도 오랜 세월 속에도 뚜렷이 남아 시가 됐다. 이후 한국을 떠나 드넓은 미국 땅에서 사목하고자 마음먹은 것도, 은퇴 후 전 세계를 다니는 유람선에 몸을 싣고 선교활동에 매진한 것도, 매년 한 권씩 15권의 서적을 낸 것도 모두 인류를 위해 무한한 사랑을 드러내신 예수님을 닮고자 하는 사제의 도전과도 같은 삶이었으리라.

정 신부는 “주님을 위한 한 사제의 삶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최선의 방법임을 깨달은 이상, 계속 글을 쓰는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도록 스스로 다짐했다”며 글쓰기에 매진하는 이유를 밝혔다. 결국 사제의 시는 생명 존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랑을 강조한다. 여든셋의 사제는 그렇게 세월과 자연, 사랑을 재료로 주님을 노래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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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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