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맛들이기
양승국 신부 지음
생활성서
기도에 대해 알기 쉽게 소개한 「양승국 신부의 친절한 기도 레슨」의 후속편. 기도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기도의 참맛을 느낄 수 있게 이끌어주는 책이다.
기도란 ‘하느님과의 수다’라고 정의 내리는 양 신부는 가장 친한 친구와 대화하듯 기도하라고 제안한다. 기도하는 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도를 향한 열린 마음과 하느님에 대한 신뢰다. 저자는 기도를 하면서 정체되거나 하느님과 멀어진 느낌이 든다면 식별의 과정을 거칠 것을 조언한다. 식별은 성숙한 경지로 나아가는 그리스도인이 걸어야 할 여정의 출발점으로, 식별을 위해서는 ‘멈춤’, ‘바라봄’, ‘들음’의 세 단계를 밟는 것이다. 바쁘게 쫓기던 일상을 멈추고, 자신의 상태를 살피고, 주님의 음성을 듣는 과정이다. 양 신부는 기도는 하느님과 나누는 내밀한 대화이자, 수다이기에 우리는 자신의 것,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기도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경고한다. 그는 신앙의 선배로 마더 데레사 성인, 응우옌 반 투안 추기경, 토머스 머튼을 언급하며, 이들은 자기만을 위한 기도를 바치지 않았다고 말한다.
양 신부는 머리말에서 “일 년 내내 기도 안에 살아보려고 나름 발버둥 친 흔적”이라며 “기도가 무엇인지, 어떻게 기도해야 좋은지 고민하고 계신 분들에게 미력하나마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밝혔다.
저자는 살레시오회 수도 사제로 살레시오회 내리피정 센터에서 사목하고 있다. 저서로 「축복의 달인 」,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때까지」 등이 있다.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영혼의 어두운 밤, 하느님 부재 체험의 순간, 버림받은 느낌이 다가올 때, 기도의 의미를 찾기 힘들 때,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가 있습니다. 그것은 캄캄해도 희망하는 일입니다. 언젠가 이 어둠이 걷히고 밝은 대낮이 밝아 오리라는 것을 확신하는 일입니다. 그저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는 일입니다. 앞길이 막막해도 우선 내 발에 묻은 진흙을 털어 내는 일입니다. 기도의 응답 유무에 개의치 않고 꾸준히 기도하는 일입니다. 하느님께서 바로 내 등 뒤에서 나를 떠받치고 계심을 확신하는 일입니다.”(73쪽)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