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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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서와 함께 마르코 복음 더욱 깊게 음미해보자

마르코 복음서 이해 돕는 도서 나란히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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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복음서의 이해를 돕는 도서가 나란히 출간됐다. 입문자를 위해 다양한 일화와 해석이 곁들어진 책도 있고, 말씀 그 자체에 집중한 책도 있다.



마르코 복음 기쁨의 문을 열다

손희송 주교 지음 / 생활성서



마르코 복음서의 주요 메시지를 신학적 토대 위에 다양한 일화와 묵상을 곁들여 이해하기 쉽게 안내해 주는 「마르코 복음 기쁨의 문을 열다」가 출간됐다. 서울대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의 「주님은 나의 목자」 최신 개정판으로, 손 주교가 지난 2005년부터 매년 한 차례 가톨릭 청년 성서 모임 ‘마르코 연수’에서 강의했던 내용을 다듬고 보탰다.

손 주교는 개정판에 특별히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저서 「나자렛 예수」를 읽으면서 새롭게 깨달은 바를 더했다. “교황님의 책을 미리 읽었더라면 보석과 같은 그분 생각을 일부라도 제 책에 담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컸고, (중략) 2022년은 가톨릭 청년 성서 모임이 시작된 지 50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런 뜻깊은 때에 청년 성서 모임에서 봉사한 결실로 얻은 책을 새롭게 단장해서 내놓게 되어 더욱 기쁩니다. 앞으로도 성서 모임을 통해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루카 8,15) 청년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기원합니다.”

신앙에 들어서는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쏟는 손 주교는 ‘문을 열다’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펴내고 있다. 「마르코 복음 기쁨의 문을 열다」는 「미사 마음의 문을 열다」, 「칠성사 믿음의 문을 열다」에 이은 세 번째 책으로, 성경 말씀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묵상과 다양한 일화를 곁들여 설명한다. 이는 교회의 가르침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말씀을 곱씹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시”(로마 2,11)고 모든 이를 품어 주는 분이시다. 인간처럼 사람을 가려서 마음에 들고, 능력 있고, 어여쁜 이들만 사랑하시는 분이 아니라 부족하고 못난 이들도 똑같이 사랑하신다. 마치 부모가 공부 잘하고 성공하는 자식만이 아니라 그렇지 못한 자식도 아끼듯이. 어떤 어머니는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공부 못하는 아이는 건강한 것만으로도 고맙고, 공부 잘하는 아이는 신통해서 고맙고, 말썽꾸러기 아이는 그 힘찬 고집이 고맙다.” 아마 하느님의 마음도 이러하실 것이다.(25쪽)

성경을 처음 공부하는 이들은 복음서 중에서 가장 먼저 기록되었으면서 예수님 일생의 맥을 잡을 수 있도록 핵심 줄거리를 굵직하게 기록한 마르코 복음서를 이해하고 나면 다른 복음서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서 손 주교는 마르코 복음서를 주로 해설하면서 동시에 다른 공관 복음서의 이야기도 곁들여 소개해 말씀의 참맛을 느끼게 해 준다.

1986년 사제품을 받은 손희송 주교는 1992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학교에서 교의신학 박사 과정을 수료, 1996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교의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의신학 교수, 서울대교구 사목국장을 역임했으며, 2015년 8월에 주교품을 받은 뒤 현재 서울대교구 총대리 주교다.



마르코가 전하는 기쁜 소식

클레멘스 슈톡 신부 지음

염철호 신부 옮김 / 성서와함께



「마르코가 전하는 기쁜 소식」은 마르코 복음서의 현재 본문에 집중한 책이다. 자료 비평이나 양식 비평이 주목하는 원본문이나 배후의 자료 등 과거 자료들을 배제하고, 지금 마르코 복음서의 이야기들이 그 자체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해설서다.

이와 동시에 복음서의 개별 단락들이 문맥 안에서 어떻게 설명되고, 그 단락들이 배치된 구조가 문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다. 여기에는 각 본문의 개별성과 하나의 작품이라는 복음서의 전체성을 균형 있게 풀어내려는 저자의 의도가 담겨 있다.

예를 들면 이렇다. 마르코 복음서에는 눈먼 이의 치유 이야기가 두 번 나온다. 한 번은 벳사이다(8,22-26)에서, 다른 한 번은 예리코(10,46-52)에서다. 둘 다 예수 그리스도가 눈먼 사람이 볼 수 있게 치유 기적을 행하는 이야기이지만 다른 점이 있다.

벳사이다의 눈먼 이는 스스로가 아닌 사람들의 손에 이끌려오지만, 예리코의 눈먼 이는 잠자코 있으라는 사람들의 꾸짖음에도 굴하지 않고 예수님께 자비를 청한다. 또 벳사이다에서는 치유의 과정이 묘사되지만, 예리코에서는 치유와 관련된 행위나 말 대신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는 예수님의 말로 눈먼 이가 앞을 보게 되고, 예수님의 여정에 동참한다.

또 두 이야기는 각각 다른 문맥에 배치되어 있다. 벳사이다의 이야기는 예수님의 갈릴래아 활동 마지막에, 곧 제자들에 대한 질책성 질문과 예수님 자신의 신원을 묻는 이야기 사이에 위치한다. 반면 예리코의 이야기는 예루살렘을 향한 여정 마지막에, 곧 수난과 부활에 대한 세 번째 예고와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장면 사이에 위치한다.

저자는 이런 방식으로 마르코 복음서 전체를 해설하면서, 각 이야기의 개별성과 이야기가 문맥과 맺는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예수님의 생애와 활동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복음서가 이야기하는 모습 그대로 경청하고, 이야기 자체와 전체 맥락의 고유하고 특별한 관점을 알도록 안내한다.

“예수님의 활동과 수난에 관한 마르코 복음서의 이야기는 더할 나위 없이 풍성하고 의미심장하다. 이야기의 개별성과 그 이야기가 문맥과 맺는 관계에 관심을 집중하다 보면 그 풍성함과 의미심장함이 무엇인지 분명히 드러날 것이다. 이런 작업은 일종의 주석적 독서라기보다 예수님 생애의 신비(mysteria vitae Iesu)를 이야기하는 일종의 영성적 독서이자 신학적 독서이다.”(18~19쪽)

저자 클레멘스 슈톡 신부는 독일 예수회 회원으로,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학과 교황청립 성서대학에서 신약성경 주석을 가르쳤고, 2002년부터 2014년까지 교황청 성서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책을 번역한 염철호 신부는 현재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서 성서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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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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