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은 뜨거워지고 있는 지구를 살리기 위한 탄소중립 프로젝트의 기업편이다. 기후위기를 위한 기업들의 대응이 단지 기업의 생산과 경영을 넘어서 모든 이가 살아가고 있는 공동의 집을 살리는 한 가지 중요한 방편이듯, 교회는 교회대로 탄소중립을 위한 신앙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
그에 대한 선언적이고 실천적인 다짐이 여러 교구의 탄소중립 선언이다. 수원교구를 시작으로 춘천교구와 대전교구, 그리고 가톨릭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교구와 교회 기관들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실제로 교구와 교구 소속 본당, 기관 단체들에서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먼저 탄소중립을 선언한 수원교구는 지난해 9월 11일, 2030년까지 교구 및 본당 공동체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한편 2040년 탄소중립 실현을 천명했다. 한국교회 첫 탄소중립 선언이자 정부 정책보다 10년이나 빠른 것이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어 춘천교구가 2021년 12월, 대림 시기를 맞아 2022년 사목교서를 통해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각 본당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는 등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서 다양한 생태환경 실천에 나설 것을 밝혔다.
올해 들어서는 대전교구가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대전교구는 지난 9월 26일 주교좌대흥동성당에서 2040 탄소중립 선언미사를 봉헌하고 ‘교구 내 모든 본당과 기관이 2030년까지는 전기에너지 자립을 2040년까지는 탄소중립을 실현할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와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은 지난 4~8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 교구 내 시범 본당을 선정해 총 11개 본당의 온실가스 배출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는 2021년 한 해 동안의 전기, 가스, 수도요금 고지서를 분석해 교구 내 본당의 탄소배출량과 본당 간 편차 등을 파악하고 향후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지표로 삼는다.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통합 생태론에 바탕을 두고 ‘공동의 집’ 지구를 생태적 위기로부터 구하고자 하는 신앙적 실천을 강조한다. 특히 교회는 기후위기 대응의 긴급성을 염두에 두고 전 세계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향후 7년을 집중적인 생태환경 보호 실천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보편교회와 함께 한국교회 역시 탄소중립을 선언한 3개 교구뿐만 아니라 모든 교구들이 올해부터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본격 돌입, 세계적인 기후위기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