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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생태·환경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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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기후위기는 우리 곁의 문제가 됐다. 올해 서울과 수도권을 강타한 수해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새삼 일깨웠다. 교회는 지난해 시작된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본격적인 첫해를 지내면서 교구와 본당, 나아가 한국교회 전체 차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전하는 통합 생태론을 바탕으로 ‘공동의 집’을 돌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올 한 해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교회의 노력을 살펴본다.


■ 일상이 된 기후재난

올해에는 ‘기후재난’이 전 세계를 휩쓸었다. 극단적 이상 기후 현상이 지구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기후위기는 미래의 일이 아니라 당장 우리 발등에 떨어진 일상의 문제가 됐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살인적 폭염으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북극권과 유럽의 알프스산맥 등에서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빙하가 녹아내렸다. 고온건조한 날씨로 폭염과 함께 대형 산불이 빈번해졌다. 서유럽에서는 200년 만의 폭우로 200여 명이 희생되고 1000여 명이 실종됐다. 파키스탄에서는 물폭탄이 쏟아져 국토의 3분의 1이 잠기고 33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사망자만 1300여 명, 그중 어린이가 400명이 넘는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8월 사상 최악의 폭우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쏟아져 14명이 목숨을 잃고 15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기후재난은 취약국가와 취약계층에 집중됐다. 결국 기후위기는 불공정한 위기다. 올해 가장 큰 기후재난을 맞은 파키스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채 1에도 못 미치고, 서부와 중부 아프리카 17개국의 합계도 2가 안 된다.




■ 매번 실패하는 기후위기 대응 노력

국제사회의 대응 노력은 매번 실패했다. 2021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는 당사국들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엇갈려 실망 속에서 막을 내렸다. 10월 31일부터 2주 동안 진행됐던 COP26에서 발표된 글래스고 기후협약은 2015년 파리기후협약의 목표를 재확인하는 데 그치고 지구 온난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실질적인 진전은 이루지 못했다.

올해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COP27도 폐막 예정일인 11월 18일을 이틀 넘겨 격렬한 논의를 이어갔지만, COP26과 마찬가지로 실망스러운 결과만을 남겼다. 다만 지금까지 의제로 채택되지 못했던 ‘손실과 피해 보상’ 문제가 논의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즉 온실가스 배출에 큰 책임이 있는 선진국들이 피해가 집중된 개도국의 기후 적응과 피해 보상을 위해 기금을 지원하는 데 대해 합의했다. 하지만 이 역시 총론 수준 합의에 그쳤을 뿐 구체적인 손실과 보상의 실행 기준과 과정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총회의 또 다른 목표인 화석 연료 감축 목표 강화에 있어서도 실질적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총회 초반부터 지구 온도 상승폭 1.5℃ 제한 목표의 현실성과 필요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나타나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이에 대한 재확인이 관철됐고, 석탄 발전의 단계적 감축과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 노력을 강화하자는데 합의가 이뤄졌다.


■ 우리나라 환경 정책의 후퇴

환경단체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우리나라의 환경 정책이 크게 후퇴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미 대통령 선거 당시부터 윤석열 정부의 환경 정책은 기존의 환경 정책과 정반대의 방향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새 정부는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으로서 탄소중립을 표방하지만 정작 새 공항 건설, 석탄화력발전소 신규 건설 추진 등 탄소 배출 감축과는 정반대되는 개발 및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크게 낮추는 한편 핵발전을 진흥하는 방식의 에너지 정책 방향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예컨대, 정부가 지난 11월 발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은 2030년 주요 발전원별 발전량 비중을 핵발전 32.4, 석탄 19.7, 액화천연가스(LNG) 22.9, 신재생에너지 21.6 등으로 제시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이전 목표인 30.6에서 8.6 낮아졌고, 핵발전은 23.9에서 8.5가 늘어났다.

정부의 환경 정책 후퇴와 함께 환경단체와 시민사회의 저항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 세계교회의 7년 여정

지금 전 세계교회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첫해를 지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이후 새로운 전기를 맞은 교회 환경운동은 대륙별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프랑스와 미국 등 선진국 주교회의들은 서구의 경제 발전이 개도국의 희생 위에 이뤄졌음을 인정하고 통합 생태론의 실현을 위한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 네트워크인 ‘가톨릭기후협약’(the Catholic Climate Covenant)과 ‘찬미받으소서 운동’(the Laudato Si’ Movement)으로 알려진 ‘세계가톨릭기후운동’(the Global Catholic Climate Movement) 등은 각 지역교회와의 긴밀한 연대 아래 전 세계적인 교회 환경운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중남미는 아마존 산림 보존 문제와 토착 원주민들에 대한 착취 등 인권과 정의 문제와 연결된 생태환경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기후재난의 빈번한 피해 속에서 가난한 이들의 삶을 위협하는 기후위기의 실상을 점점 더욱 인식하고 있다. 아시아 각국 주교회의 역시 자연재해의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가난한 나라들을 중심으로 기후위기를 생존의 문제로 여기고 있다.


■ 한국교회의 7년 여정

한국교회도 보편교회와 함께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본격 돌입했다. 수원교구와 춘천교구에 이어 대전교구가 지난 9월 26일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30년까지 전기에너지 자립을, 204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을 선언했다.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시작한 각 교구는 교구 상황에 적절한 다양한 생태환경 사도직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먼저 교구 차원에서 탄소중립을 선언한 수원교구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공동의집에너지협동조합’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전환 및 자립 실천 노력을 기울인다.

서울대교구는 생태교육과 양성에 집중, 다양한 홍보와 교육, 양성 프로그램을 연중 실시하고 있다.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을 통한 탄소중립에 있어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온 대전교구는 지금까지 총 11곳에 햇빛발전소를 세웠다. ‘찬미받으소서 10년 여정’을 추진하는 대구대교구는 지난해와 올해 교육을 중점 목표로 하는 준비 단계를 지내고, 이후 ‘협의’, ‘실행 1·2,’ ‘봉헌’ 등 단계별 주제를 정해 생태적 실천에 만전을 기한다.

환경운동의 뿌리가 깊은 인천교구는 지역 시민사회의 환경운동 단체들과의 긴밀한 연대 속에서 조직의 확대와 본당 환경운동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춘천교구는 ‘생태영성’에 주목해 말씀과 창조질서 보전의 연관성을 바탕으로 신앙적인 삶 자체를 생태영성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되도록 이끈다. 제주교구는 평신도 생태교육의 틀인 ‘틀낭학교’를 근간으로 생태영성 활동가를 양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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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2-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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