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톨릭기후행동의 정체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가톨릭기후행동(공동대표 강승수 요셉 신부·조경자 마리 가르멜 수녀)은 2월 18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7층 강당에서 2023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나눴다.
2015년에 탄생한 세계 가톨릭기후행동(Global Catholic Climate Movement, GCCM)은 2021년 7월 29일 ‘찬미받으소서 운동’(Laudato Si’ Movement, LSM)이란 새로운 이름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한국가톨릭기후행동은 이름을 변경하기에 앞서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신원에 관한 식별을 하고자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윤종걸(첼레스티노) 운영위원은 “‘찬미받으소서 운동’은 하느님 창조물의 아름다움에 대한 ‘관상’(contemplation)에서 흘러나오는 찬미의 기도이며, 동시에 하느님의 창조물을 위한 대담한 ‘행동’(action)에 참여하라는 초대”라며 “‘운동’이라는 단어는 사람들의 집단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행동을 내포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공동의 집에 불이 났고, 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여기에서 하는 행동을 점점 더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며 “그래서 관상(LS)과 행동(M)을 의미하는 ‘찬미받으소서 운동(LSM)’은 역설적인 두 가지를 포용하는, 우리를 가장 잘 나타내는 이름이다”라고 덧붙였다.
운영위원 이애리(마리베로니카) 수녀는 “가톨릭기후행동에서 Movement를 ‘행동’으로 번역해 사용함으로써, 거리로 나가 피케팅을 하는 행동이 크게 부각돼 실천하는 신앙인의 모습으로 비추어지기도 했다”면서도 “이러한 활동이 얌전한 신자들에게는 위화감을 주기도 하고 ‘활동’이라는 용어가 직관적으로 강하게 다가오면서 뭔가 거창한 활동을 해야 가톨릭기후행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좀처럼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신자들도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관상(LS)과 행동(M)이라는 두 가지 날개가 잘 조화를 이뤄야 그 방향을 잃지 않고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가톨릭기후행동은 2015년 1월 조직된 세계 가톨릭기후행동의 국내 연대체로, 지난 2019년 9월 1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개막미사를 기점으로 출범을 준비, 이듬해 1월 20일 공식 출범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꾸준한 활동을 통해 연대를 확장하고 교회 안에서뿐만 아니라 이웃 종교와 비종교 단체들과도 긴밀한 연대 속에서 활동해 국내 생태환경운동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