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대표 신학자 과르디니 신부‘주님의 기도’ 뜻과 지혜 한 구절씩 해설
“성경에 실린 모든 청원을 살펴보십시오. 나는 여러분이 그 안에서 주님의 기도에 포함되어 있지 않거나 거기서 기인하지 않은 어떤 것을 발견하리라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성 아우구스티노)
“주님의 기도는 가장 완전한 기도입니다. 이 기도를 통해서 우리가 올바르게 바랄 모든 것을 청할 뿐 아니라 우리가 마땅히 청해야 할 순서대로 청하기도 합니다.”(성 토마스 아퀴나스)
그리스도인에게 첫째가는 기도이자 가장 중요한 기도는 ‘주님의 기도’이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직접 알려주신 기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가장 먼저 떠올리는 친숙한 기도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님의 기도’를 제대로 이해하며 바치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섣불리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간단한 기도지만 거기에 담긴 심오한 뜻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로마노 과르디니의 주님의 기도」는 ‘주님의 기도’에 관한 해설서다. 20세기 대표적인 가톨릭 신학자 가운데 한 사람인 과르디니(1885~1968) 신부가 집필했다.
“‘하늘에 계신’이라는 단어는 ‘하느님, 저는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원합니다.’라는 것을 뜻한다. 이 말을 할 때 그리스도인은, 말하자면 그 하느님을 자신의 삶 안으로 들어오시게 하는 모험을 한다. 그는 하느님, 타자, 헤어질 수 없는 분이 들어오심으로써 자신의 삶을 방해하시도록 매일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Ⅰ’ 중에서)
책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는 호칭을 시작으로 일곱 가지의 청원을 거쳐 마지막 ‘아멘’에 이르기까지 ‘주님의 기도’에 담긴 뜻과 지혜를 한 구절씩 해석한다. 전반부의 청원들은 우리에게 하느님 이름의 신비, 하느님 나라의 신비, 그분의 뜻과 그 뜻이 갖는 의미의 신비를 알려준다. 후반부는 단순하고 분명하게 매일의 삶에 대해 말한다. 그러나 기도의 전반부에 비추어 해석된다.
책을 읽을수록 ‘주님의 기도’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나의 지향’과는 다를 수 있는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것이니 말이다. 글을 번역한 안소근(성 도미니코 선교 수녀회) 수녀 역시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마다 우리는 시험을 치르고 있다”며 “하느님이 진실로 나를 사랑하는 아버지기에 그분의 뜻이 어떤 것일지라도 사랑에서 오는 것임을 믿고,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랄 수 있는지,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마다 주님은 우리에게 물으신다”고 전했다.
저자 로마노 과르디니 신부는 이탈리아 태생으로 독일의 가톨릭 신학자이자 종교철학자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가톨릭 청년운동(퀴크보른, Quickborn) 및 전례 운동을 지도했고, 그리스도교적 실존철학의 입장에서 실존과 신앙문제에 대한 연구를 지속했다. 주요 저서로는 「삶과 나이」, 「전례의 정신」,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에 있어서의 종교적 형상」 등이 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로마노 과르디니의
주님의 기도
로마노 과르디니 신부 지음
안소근 수녀 옮김
가톨릭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