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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여성조각가 김윤신의 일대기, 작품으로 만나보자

‘김윤신: 더하고 나누며, 하나’ 전남서울미술관에서 5월 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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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신 작가가 다양한 재료로 작업한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김윤신: 더하고 나누며, 하나’ 전이 서울 관악구 남현동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조각의 정통 문법을 구사해온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쟌느, 88)씨가 오랜만에 고국에서 개최하는 전시다.

전시 주제 ‘더하고 나누며, 하나’는 김 작가가 1970년대 후반부터 일관되게 작품의 제목으로 사용하고 있는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을 뜻한다. 서로 다른 둘이 만나(합이) 상호작용을 통해 하나가 되며(합일), 그 합이 다시 둘로 나뉘어(분이) 각각 또 다른 하나가 된다(분일)는 것이다. 작가는 조각의 과정 또한 재료에 자신의 정신을 더하고(합), 공간을 나누어가며(분), 온전한 하나(예술작품)가 되는 과정이라 말한다.

이는 김 작가의 신앙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결국 우리는 우주 안에 있고, 우주 안의 그 모든 것은 하느님이 창조하신 거죠. 무언가 합쳐지면 또 다른 것이 생기고, 그걸 또 나눠야 하는데, 그 나눔이 사랑, 마음을 주는 거잖아요. 그게 세상이고, 하느님이 만들어 놓은 것이고요. 무한 반복되는 듯하지만 모든 건 순간이에요.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순간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녀는 1964년 프랑스 유학시절 가톨릭을 만났다. 당시 김경환 몬시뇰에게서 교리를 배우며 ‘잔 다르크 같다’는 말에 ‘쟌느’라는 세례명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도 그럴 것이 강원도 원산 태생인 김 작가는 일제강점기와 6ㆍ25 전쟁 등 격동의 시기를 온몸으로 경험한 세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10리를 걸어 학교에 다니고, 목숨을 걸고 서울로 이주했던 힘겨운 시절은 이후 그녀를 새로운 도전 앞에서 조금도 주저하지 않게 만들었다.

1955년 홍익대 조소과에 입학했고, 1960년대에는 프랑스에서 유학했으며, 1984년에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뒤 1990년 즈음에는 멕시코, 2000년대 초반에는 브라질 등지에서 작업했다. 그녀의 움직임은 순전히 작가로서 또 다른 배움과 새로운 재료를 만나 작품세계를 확장하고자 하는 열망에서 비롯됐다.

“고국을 떠나 오랜 세월 낯선 곳을 찾아다녔지만 외롭지는 않았어요. 하느님이 함께하신다는 걸 아니까. 나한테는 작업이 곧 기도예요. 무겁고 큰 재료로 작업하면 정말 힘들거든요. 계속 하느님과 대화해요. 아무도 몰라도, 그분은 내가 얼마나 노력하는지 아시잖아요.”

이번 전시는 김 작가가 평생 찾아다닌 재료의 변화에 따라 석판화, 석조각, 목조각, 한국에서의 최근작 등 크게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것은 그녀의 생애 궤적이기도 하다.

올해 여든여덟 살인 김 작가는 여전히 그 궤적을 부지런히 새로 만들고 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고국의 산과 바다, 내음, 그리고 사람들이 또다시 더해지고 나뉘어 또 다른 작품으로 빚어지지 않을까.

전시는 5월 7일까지. 휴관일인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2-598-6246,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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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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