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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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사랑과 성령의 열매, 부활의 진짜 의미 전하는 책

주님 부활 대축일 추천 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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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사랑의 신비를 증명하는 주님 부활 대축일이다.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고, 일상에서 그 무한한 은총을 만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을 소개한다.

 


하느님의 진리와 사랑 / 로마노 과르디니 신부 지음 / 김형수 신부 옮김 / 성서와 함께

「하느님의 진리와 사랑」은 그리스도교에서 하느님의 진리는 사랑이며, 이 점을 가장 잘 꿰뚫고 있는 요한의 복음서와 첫째 서간을 로마노 과르디니 신부(1885~1968)의 깊은 사색과 묵상을 통해 풀어낸 책이다.

책은 소크라테스, 석가와 같은 위대한 성인의 모습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시작된다. 곧 과르디니는 성경의 진리와 철학의 진리, 그리고 세상의 진리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세 영역의 진리는 완전히 같을까? 저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하느님의 진리는 ‘사랑’이라고 답한다.

많은 이가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신 사건을 이웃 사랑의 본보기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여긴다. 하지만 저자는 더 나아가 이 사건이 ‘하느님 안에서의 겸손’을 보여준다고 한다.

니체는 겸손이 자기 자신이 빈약하여 덕을 행할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이들, 불리한 자들, 노예들의 태도인 반면 진정한 인간 존재는 의기양양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저자는 강한 사람만이 참으로 겸손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진정으로 강한 사람은 강요받지 않고 자유롭게 섬기며 자기보다 나약하고 보잘것없는 이 앞에서 고개를 숙임으로써 자유로워집니다. 맨 처음 겸손을 보이신 분이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중략) 세상이 유한하게 존재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당신보다 더 작은 것을 창조하시는 일이 과연 그분에게 가치 있는지 물을 수 있겠습니다.”(37쪽)

책은 또한 고별 담화와 요한의 첫째 서간에 나오는 중요한 구절들을 면밀히 살펴본다. 특히 그리스도교적 실존철학의 입장에서 실존과 신앙문제에 대한 연구를 지속했던 과르디니 신부는 이성적 사유를 통해 성경을 들여다보고 묵상한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갈라 2,20) 다시 말해, 그리스도께서 인간 안에서 당신의 능력을 발휘하심으로써, 이 인간은 온전하게 고유한 자기 자신이 된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도성이 ‘하느님에게서 내려옴’으로써, 도성은 그때서야 비로소 자신의 정당한 본래의 중심을 획득합니다. 이렇게 해서 이 세상을 창조하셨을 때 하느님께서 본래 뜻하셨던 바가 완성됩니다. 그 뜻은 ‘세상은 하느님으로부터’ 존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259쪽)

독일 뮌헨 예수회 철학대학에서 수학한 김형수(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신부는 “독일의 한 헌책방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보물을 찾은 듯 기뻤다”며 “과르디니는 하느님에 대한 간절한 목마름을 사랑과 진리라는 주제어에 담아 심오한 사유로 표현한다”고 전했다.
 

열매와 은사 / 토마스 키팅 신부 지음 / 차덕희 수녀 옮김 / 가톨릭출판사

가톨릭 신자는 세례성사를 통해 신앙의 씨앗을 받고, 견진성사 때 이 씨앗이 자라나 탐스러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성령의 은사를 받는다. 하지만 성령의 열매와 은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며, 우리에게 어떻게 주어지는 것인지, 또 이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삶 안에서 이러한 은총이 구체화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관상 기도의 대가인 토마스 키팅(1923~2018, 미국 엄률 시토회/트라피스트) 신부는 「열매와 은사」에서 아홉 가지 성령의 열매와 일곱 가지 성령의 은사에 담긴 의미를 살펴본다. 또 하느님과 어떻게 가까워질 수 있는지,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할 때 받을 수 있는 은총이 무엇인지 소개한다.

하느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공동선을 위하여 성령의 영적인 에너지를 아홉 가지의 특성으로 드러내 보이시는데, 우리는 이를 성령의 열매라고 부른다. 바오로 사도는 이 아홉 가지의 열매를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보내는 서간에서 언급하는데, 바로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행, 성실, 온유, 절제’다.(갈라 5,22-23)

이 열매들은 세례와 견진성사의 은총으로 활성화되고 성장한다. 주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우리는 그만큼 더 많은 성령의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이다.

“성령의 열매들은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살아 계시다는 것을 입증하고, 스스로를 완전히 변화하도록 하여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끊임없는 현존의 증인이 되도록 한다. 이러한 예수님의 성향을 완전히 드러내는 것이 그분께서 부활하셨다는 살아 있는 증거다.”(45쪽)

그런가 하면 그리스도인의 도덕적 삶은 성령의 선물로 지탱된다. 이 선물은 성령의 이끄심에 기꺼이 따르는 항구한 마음가짐으로,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을 정화하기 위하여 성령께서 사용하는 도구를 ‘성령칠은’이라고 한다. 「가톨릭교회 교리서」에 따르면 성령의 일곱 가지 은사는 ‘지혜, 통찰(깨달음), 의견, 용기(굳셈), 지식, 공경(효경)과 하느님에 대한 경외다. 성령의 선물은 그것을 받는 사람들의 덕을 보충하고 완전하게 한다.

저자는 특히 이러한 은총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을 향심 기도에서 찾는다. 향심 기도를 통해 침묵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그분 안에서 편히 쉬면서 은총을 우리 삶에 가져올 수 있도록 이끈다는 것이다.

“우리가 바치는 기도는 믿음, 희망, 사랑(하느님 사랑)을 끊임없이 수련하는 일이다. 이는 하느님 말씀을 단지 귀와 머리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존재의 가장 깊은 차원에서 들을 때, 그렇게 침묵하는 마음속에서 일어난다. 하느님께서는 침묵을 통해 가장 잘 말씀하신다. 이는 기도하는 동안 원하지 않는 생각을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거듭해서 그분을 온전히 따르고 믿음에 동의하는 근본적인 자세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뜻이다.”(26쪽)

토마스 키팅 신부는 1975년 향심 기도 운동을 시작했고, 1984년 국제 관상 지원단을 창설했다. 저서로 「마음을 열고 가슴을 열고」, 「침묵의 대화」, 「하느님과의 친밀」, 「신앙의 위기, 사랑의 위기」 등이 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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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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