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요셉 감독 첫 작품 단편 뮤지컬 영화 ‘별을헤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선보여 꿈과 현실 사이서 방황하는 청년 이야기, 자신의 이야기
폰트 작게폰트 크게인쇄공유
×
29살 혜성과 30살 한별. 각자 뮤지컬 배우와 인디 가수라는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렸지만, 닿기 힘든 꿈과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지금은 중소기업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낯선 환경과 작업에 애를 먹는 혜성과 달리 한별은 꽤 능숙하게 일을 처리하지만, 3개월의 인턴과정이 끝나고 혜성이 직장에 남으려는 반면 한별은 다시 꿈을 좇기로 한다.
한별과 혜성,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에 손을 들어주겠는가?
“많은 사람이 끊임없이 고민하는 ‘꿈과 현실’이라는 주제로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저도 매일 고민하는 문제이기도 하고요. 사람들은 ‘하나의 정답’을 찾으려 하지만, 사실 각자 다른 답이 있을 뿐 틀린 답은 없잖아요. ‘꿈’도 ‘현실’도 ‘용기’ 있는 선택이니까요.”
다니던 회사 그만두고 감독으로
이렇게 만들어진 단편 뮤지컬영화 ‘별을헤다’는 최근 개최된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소개됐다. 영화를 제작한 김종진(요셉) 감독 역시 꿈과 현실 사이에서 누구보다 처절하게 방황했던 27살 청년이다. ‘뮤지컬영화’를 찍겠다는 생각은 고등학생이던 8년 전, ‘꿈과 현실’이라는 주제는 4년 전, 스토리를 구축하고 제작을 결심한 건 3년 전, 잘 다니던 광고마케팅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촬영에 들어간 건 1년여 전이다.
그 과정에서 제작지원은 수차례 떨어져 사비를 터는가 하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아야 했고, 제작에 필요한 30명의 스태프 한 명 한 명을 직접 설득해야 했으며, 하필 코로나19 팬데믹이 극에 달하던 시기에 촬영이 겹치기도 했다. 그렇게 어렵게 촬영을 마쳤지만, 정작 주요 배급사에서 잇따라 퇴짜를 맞으며 파일은 오랜 기간 외장 하드에 갇혀 있었다.
“‘스토리가 극적이지 못하고 뻔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는데, 저는 ‘이런 영화도 세상에 필요하지 않을까, 작고 평범한 이야기가 오히려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우여곡절 끝에 전주국제영화제에 선보일 수 있어 감사했고, 진심으로 기뻤습니다.”
전주영화제에서 상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쏟아부은 영화에 공감을 드러내는 이들을 보며 자신이 더 큰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극 중 ‘한별’처럼 이 길을 좀 더 걸어보기로 결심한다. 올해 새로운 작품을 제작할 계획이고, 이를 위해 관련 수업도 듣고 있다. 서울 동작동본당 청년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7월에 있을 제10회 가톨릭영화제 단편경쟁부문 출품작 공모에도 참여할 생각이다.
미디어 통해 좋은 영향 주고파
“올해 가톨릭영화제 주제가 ‘함께 걷는 우리’인데, 제 작품 이야기이기도 해서요. 외가 식구들이 독실하시고 저도 유아세례를 받아서 어렸을 때부터 가톨릭의 영향은 받은 것 같아요. ‘미디어를 통해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리고 그 꿈을 포기하려고 하면 꼭 이렇게 뭔가를 주시더라고요.(웃음) 힘들 때 본당 교우분들도 많이 도와주셨는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내년에는 제 생각이 또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지만, 일단 올해는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 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