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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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217) 위대한 작은 농장

자연의 섭리로 완벽해진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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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가 하는 선한 선택이 결국은 우리를 구원하리라는 희망에 마음이 푸근하다.

LA 도심의 한 아파트에 사는 신혼부부, 감독 존 체스터와 요리사인 그의 아내 몰리는 운명의 강아지를 만난다. 안락사 위기에 있던 토드를 입양하는데, 분리불안 증상으로 부부만 없으면 짖어대는 통에 퇴거명령을 받게 되고, 부부는 토드와 함께 살 공간을 찾던 과정에서 농장을 운영해보기로 한다. 조금만 불편하면 버리고 헤어지는 세상에서 많은 것을 바꾸어야 하는 삶을 선택하는 것부터 감동스럽다.

많은 분의 지지 속에 전통식 농장을 하기로 결심하고 버려진 척박한 황무지에 도전한다. 전통식 농장이란 가능한 많은 종류의 가축이나 채소, 과실나무 등을 함께 키우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손이 많이 가고 경제적이지 않기 때문에 농부들이 선호하는 방식이 아니다. 하지만 이미 주변에는 수백만의 닭을 키우던 계사와 산딸기 비닐하우스가 널브러져 있고 땅마저 완전히 죽어 있어 아무것도 자라지 않고 있다. 단일 재배식의 한계를 보게 된다.

이들은 먼저 땅을 살리기 위해 지렁이 퇴비 시설을 짓고, 미생물을 키우며, 피복 작물을 심는다. 소, 닭, 돼지, 오리, 양 등 다양한 종류의 가축을 방목하고, 75종의 과실나무, 채소들을 키우며 조금씩 농장의 꼴을 잡아간다. 농장 일엔 무지하지만, 열정과 사랑을 지니고 있던 부부의 꿈을 지지하는 많은 이들과 전통 농법의 전문가 앨런의 도움으로, 다양성을 통해 균형을 잡아가며 자연 생태계의 섭리를 모방해 가려는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간다.

하지만 모든 일엔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끼어들 듯 이들에게도 어려움이 산 넘어 산이다. 믿고 따르던 앨런의 죽음으로 방향을 잃고, 잘 익은 과일을 먹기 위해 몰려드는 새 떼로 인해 대부분 과일은 가축 차지가 된다. 농약을 안 사용하기 때문에 마음껏 번식하는 달팽이로 인해 농작물의 폐해도 속수무책이다.

이들이 방법을 몰라 당황하는 사이에 자연은 앨런의 말대로 관성바퀴를 돌려 상황을 제압해간다. 새를 쫓아 독수리가 나타나자 그 많던 새가 사라지고, 방목하던 오리에게 발견된 달팽이는 간식이 되어 단숨에 해결되었다. 땅을 살리기 위해 만들어 놓은 분뇨 더미에 파리가 오가면서 생긴 벌레들은 닭들의 모이가 되어 조절되었다. 다양한 종류가 있어서 그들 사이에 천적이 나타나 상황을 해결하고 자연을 지켜준 것이다.

농장을 자유롭게 거닐던 토드는 어려움이 생길 때 예사롭지 않은 눈빛으로 상황을 주시했다. 그의 눈빛을 따라가던 존은 점차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관찰하면서 문제 해결의 방식을 발견하였다. 토드를 지키기 위해 시작된 걸음이었지만 존 부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공생의 아름다움을 보게 되었다.

“우리는 한순간도 홀로인 적이 없었다. 완벽하다.”라는 대사가 퍽 인상적이다. 그 농장의 멋진 모습을 모두하고 공유하고 싶다.



6월 14일 극장 개봉
 



손옥경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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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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