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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문학의 만남으로 더 풍성해진 예수님 일대기

모더니즘 사상 유럽 지배하던 20세기 성경과 상상력 더해 예수 생애 그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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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모리아크의 예수 / 프랑수아 모리아크 지음 / 정수민 옮김 / 가톨릭출판사


성경을 기반으로 문학적인 상상력을 더해 예수의 삶을 담아낸 책이 번역 출간됐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가톨릭 작가 프랑수아 모리아크가 집필한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예수」. 모리아크는 모더니즘 사상이 유럽 전반을 뒤덮던 20세기,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 이 책을 썼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거의 1세기 만에 공개되는 셈이다.

“토리노의 수의에 예수의 얼굴이 재현된 덕분에, 우리는 갑자기 드러난 그 모습을 보고 놀라운 기적을 느끼게 되었다. 한 세기 동안 가차 없는 비난의 채찍을 받았어도 예수의 얼굴은 흠 없는 상태로 남아 있다. 쉴 새 없이 공격당했지만 이 꺼지지 않는 불은 인간의 숲에서 계속해서 조용히 타오른다. (중략) 나는 내가 만지는 것만, 보는 것만, 본질에 동화된 것만 믿는다. 바로 이것이 내가 그리스도를 믿는 이유다.”(‘서문’ 중에서)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예수」는 성경을 토대로 공생활 시작부터 부활 때까지 예수의 행적을 충실히 좇는다. 열두 제자를 비롯해 성모 마리아, 니코데모, 마리아 막달레나 등 주변 인물들의 내면도 작가의 시선이 더해져 더욱 생생하게 표현된다. 모리아크는 유혹과 죄악으로 방황하는 이들이 스스로 신의 존재와 구원의 빛을 발견하는 방식으로 신이자 인간이었던 예수를 증명한다.

“몇 주 후, 예수는 제자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 빛 가운데로 사라졌다. 그렇지만 완전히 떠나 버린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이미 예수는 예루살렘에서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 모퉁이에 숨어 자신을 박해하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울을 애타게 기다린다. 그 이후로 모든 인간의 운명에는 그 속에 숨어 그 사람을 지켜보고 그를 애타게 기다리시는 하느님께서 함께하시리라.”(373쪽)

프랑수아 모리아크(1885~1970)는 20세기 대표적인 가톨릭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주로 ‘신이 없는 인간의 비참함’을 주제로 한 작품을 썼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전체주의를 비난하고 파시즘을 규탄하는 저항 운동에 참가했고, 사회 평론가, 언론인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1952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고, 1958년에는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수훈했다. 대표작으로 「사랑의 사막」, 「테레즈 데케루」, 「검은 천사」 등이 있다.

윤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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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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