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치유되었다 밥슈츠 지음/ 이진아 옮김 / 생활성서
언젠가부터 ‘스트레스’라는 말만큼 ‘힐링’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힐링(Healing), 우리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북미 지역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밥 슈츠의 「Be Healed」는 국내에 「나는 치유되었다」로 번역 출간되었다.
“우리는 건강해지고 온전해지고 싶어 하는데, 그것은 하느님께서 인간 존재 구조 안에 낫고 싶은 강한 마음을 심어 놓으셨기 때문입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말씀대로, 치유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목적을 위해, 곧 우리를 온전하게 회복시켜 아버지와 인간 상호 간의 충만한 친교 안으로 다시 데려오기 위해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셨다고 믿습니다.”(24쪽)
책은 38년 동안이나 ‘치유’의 못에 들어가지 못하고 못가에 누워 애쓰던 병자에게 예수님께서 “건강해지고 싶으냐?”라고 물으시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수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만났다. 중풍 환자, 눈먼 이같이 육체적 치유를 원했던 이들도 있고, 사마리아 여인처럼 영혼에 깊은 상처를 입은 사람도 있었다. 반면, 하느님의 사람으로 잘살고 있다고 자신하던 율법학자나 바리사이들도 예수님을 만났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죄인이라 불리고 손가락질받던 사람들, 부서지고 상처받았던 사람들이 예수님을 만난 후 인생이 달라지는 기적을 체험했다. 예수님은 그들의 삶에 놀라운 치유와 회복을 선사했다.
“세례로 ‘자녀 되는 영’을 받았을 때,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의 집에 있는 무한한 보물을 약속받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기쁘게 좋은 선물을 주시기 때문에 우리가 청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씀하십니다.(루카 11,13 참조) 아버지를 신뢰할 때, 우리는 그분께 우리 욕구와 부서진 자신을 드리고 참으로 연약한 모습이 되어 삶에서 필요한 치유를 받을 수 있습니다.”(102쪽)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에서 가족 관계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 밥 슈츠는 펜실베이니아 몸 신학원과 플로리다 탤러해시 성경학 센터의 교수를 역임했고, 요한 바오로 2세 치유 센터를 설립했다.
「나는 치유되었다」는 밥 슈츠 자신의 치유 여정을 솔직하게 공유해 공감대를 확대한다. 청소년 시절 아버지의 불륜을 비롯해 부모의 이혼, 형의 마약 중독, 친구의 배신 등으로 상처받아 아무도 믿지 않고 더욱 괜찮은 사람인 척 살아가던 저자가 타인을 상담하면서 오히려 진정한 치유가 필요한 사람은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스스로 어떻게 영적, 심리적, 정서적 치유를 받았는지 소개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의 내용을 각자의 삶에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여러 장에 다양한 그림과 표를 제시한다. 이 과정을 통해 누구에게도 꺼내 보일 수 없고 때로는 자신마저 의식하지 못했던 깊은 곳의 상처를 알아보고 치유의 필요성을 인식하도록 안내한다. 나아가 성사와 기도를 통한 자기 성찰을 위해 많은 성인과 영적 지도자들이 기도했던 것처럼 개인적으로 복음 속 이야기로 들어가 예수님을 만날 수 있도록 이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