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목소리 / 베네딕토 16세 교황 / 이창욱 옮김 / 가톨릭출판사
“저는 오랜 삶의 경험에 근거하여 큰 확신을 가지고 사랑하는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리스도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분께서는 아무것도 빼앗아 가지 않으시고, 오히려 모든 것을 주십니다. 그분께 자기 자신을 맡겨 드리는 이는 백배의 상을 받습니다. 그리스도께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문을 여십시오. 그러면 참된 생명을 발견할 것입니다.”(60쪽)
베네딕토 16세 교황(1927~2022)이 재임 기간 전했던 메시지를 한데 묶은 「진리의 목소리」가 출간됐다.
책은 신학자이기도 했던 그가 교황으로 행했던 첫 연설부터 퇴임 전 마지막 일반 알현 때 연설까지를 바탕으로 한다. 크게 신앙생활을 다루는 글과 문화·사회·정치적 관점 등 세상을 바라보는 글로 나뉘지만, 그 시선은 결국 같은 곳을 향한다. 바로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변치 않는 교회의 신앙이다. 그는 끊임없이 변하는 시대의 흐름 안에서도 교회의 신앙과 진리는 변치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회의 역사를 보면 파도가 거세게 치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도 있었습니다. 이럴 때는 주님께서 주무시고 계신 것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언제나 그 배에 주님께서 계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라는 배의 소유자는 하느님이심을 알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배가 가라앉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십니다. 교회를 이끄시는 분은 바로 주님이시며, 그분께서 뽑으신 이들을 통해서 교회를 이끄십니다.”(66쪽)
「진리의 목소리」는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혼란스러운 교회 안팎의 상황에서도 어떻게 교회의 진리와 굳건한 믿음을 전하고자 했는지 안내한다. 실제로 그는 교황청 신앙교리성(현 신앙 교리부) 장관 재임 시절 신학자로서 그리스도교 정신을 훼손하는 사조에 대항했고, 교황 재임 기간에는 가톨릭교회의 목자로서 교회의 여러 문제와 맞섰다. 책은 다양한 주제를 통해 그리스도교의 본질과 현대 사회 안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하느님 존재를 탐구했던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목소리를 전한다. 또한 신앙이 오늘날 정치와 사회에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는지, 그리스도교가 다른 종교와 문화 안에서 어떻게 공존해 왔는지를 설명한다.
독일 출신의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1951년 사제품을 받은 뒤 프라이징, 본, 튀빙겐, 레겐스부르크 등 여러 대학에서 교의신학 교수를 지냈다. 1962년부터 1965년까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문위원으로 참여했고, 1977년 뮌헨 프라이징 대교구장이자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1981년부터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을 지내다 2005년 4월 제265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2013년 2월 건강 악화로 더 이상 직무를 이행하기 힘들다는 스스로의 판단 하에 교황직에서 물러났고, 이후 바티칸 내 ‘교회의 어머니 수도원’에서 말년을 보내다 2022년 12월 31일 선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를 ‘위대한 교황’이라 칭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