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순교복자수녀회 서 수녀 13세기부터 방대한 중국 교회사 집대성당시 세계정세 등 상세하게 기록 선교사들의 희생과 공헌 알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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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천주교회사 베일을 벗기다
서양자 수녀
순교의 맥
“천주교라는 말은 명 말 중국에 들어간 예수회 이탈리아인 미카엘 루지에리 신부와 마태오 리치 신부가 만들어 낸 명사이다. 원나라 때는 경교와 천주교를 모두 ‘야리가온’ 혹은 ‘십자교’라 불렀다.”(23쪽)
“이때(중일전쟁) 서양 선교사들이 피난민들의 생명을 보호해 주고 부녀자들이 일본군에게 성폭행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해 주어 선교가 매우 잘되어, 1년 동안에 5000여 명이 입교했다고 한다.”(604쪽)
중국 가톨릭 전문가 서양자(한국순교복자수녀회) 수녀가 40여 년의 연구를 집대성한 「중국 천주교회사 베일을 벗기다」를 펴냈다. 13세기 프란치스코회 선교사들의 원나라 파견부터 중일전쟁 때 천주교 선교사들의 활약까지 방대한 중국 교회사와 함께 당시 세계정세, 영향을 주고받은 주변국의 이야기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저자는 “중국 측에서 ‘한 손에 성경을 다른 한 손에 아편을 들고 천주교를 전했다’, ‘천주교가 제국주의의 앞잡이 노릇을 했다’ 등 왜곡 선전을 해왔는데, 선교사들의 많은 희생과 중국에 공헌한 일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에 책을 쓰게 됐다”고 전했다.
서 수녀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아편전쟁과 청프전쟁 이후 천주교는 중국 내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 19세기에서 20세기에 걸쳐 중국에 가장 많은 재정 지원과 선교사가 파견됐지만, 중국 인민들은 서양 열강에 직접 대항할 수 없어 교회와 교우들을 탄압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흉년이 들어 기근이 발생할 때마다 서양 선교사들이 외국의 원조를 통해 많은 인명을 구했고, 교회에서 보육원을 만들어 수많은 고아를 거두고 의료 자선사업도 실시했다.
서 수녀는 “같은 유교 문화권에 있었던 우리나라와는 매우 비슷한 면이 있으면서도 중국 교회사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특이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며 “당시 선교사들이 실수를 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대로 밝히되 중국에 공헌한 일에 대해서도 밝히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600쪽 분량의 책은 어느덧 80대에 들어선 서 수녀 평생의 기록이기도 하다. 중앙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저자는 대만에서 중국 교회사를 연구하고 「중국천주교순교사」, 「박해시대 숨겨진 이야기들」, 「중공 치하에서 외국인 선교사들 추방과 강제노동수용소의 선교사들」 등을 펴내며 중국 교회사와 관련된 방대한 연구를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