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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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239) 여덟 개의 산

알프스서 만난 두 소년빙하 탐험에 나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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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여덟 개의 산과 바다가 있대. 그리고 그 중심에는 커다란 산이 있어. 수미산이지. 여덟 개의 산과 바다를 여행한 사람과 수미산에 오른 사람 중에 누가 더 많은 것을 깨달을까?”

영화 ‘여덟 개의 산’은 수미산을 오르는 브루노, 여덟 개의 산과 바다를 여행하는 피에트로, 그리고 두 가지 길을 모두 추구했던 아버지 지오반니의 여정을 통해 우리는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를 돌아보게 한다.

“빙하는 산이 우릴 위해 간직한 겨울의 기억이야.” 도시에서 나고 자란 11살 피에트로는 알프스 산골 마을에서 동갑내기 브루노를 만난다. 두 아이는 산의 초원과 계곡을 탐험하며 그들만의 비밀과 추억을 만들어 나간다. 어느 해, 피에트로의 아버지 지오반니는 두 아이를 데리고 빙하 탐험에 나서지만, 산을 잘 아는 브루노에 비해 피에트로는 고산병 증상을 보이며 탐험에 실패한다. 이 일은 피에트로 일생의 트라우마로 남는다. 지오반니는 브루노를 도시로 데려가고 싶어 하지만, 브루노 아버지의 강한 반대에 부딪히고, 이후 두 아이는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다.

산에 오르기를 강요하는 아버지와 갈등을 겪던 피에트로는 집을 떠나고, 10여 년이 지난 후 갑작스런 아버지의 사망 소식과 함께 오랜만에 브루노를 만난다. 피에트로는 그동안 아버지와 브루노가 함께 산에 오르고 있었다는 사실과 산속에 유산으로 남겨진 낡은 집이 있음을 알게 되고 놀랍고도 서운한 감정을 감출 수 없다.

피에트로와 부르노는 아버지가 남긴 산속 낡은 집을 고치면서, 예전의 순수했던 모습으로 되돌아간다.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아무렇게나 누워 별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피에트로는 트라우마로 남아있던 빙하 정상에서 우연히 아버지의 메모를 발견한다. 메모 속의 아버지는 깊은 산에 머물고 싶어 했고,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을 고뇌하고 있었다.

겨울이 오면 산을 내려가야 한다. 하지만 브루노는 완고하게 산에 남겠다고 한다. 브루노는 잠시 산을 떠났던 자신을 후회하고 있었고 그렇게 홀로 겨울 산에 남았다. 피에트로는 세상 곳곳을 여행하며 성공적인 작가가 되었지만, 여전히 배회하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다.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 어느 날, 피에트로는 브루노의 실종 소식을 듣는다. 눈이 녹고 꽃이 필 무렵 산언덕에 까마귀가 날고 있다.

브루노는 그토록 원하던 산이 되었을까? 피에트로는 여덟 개의 산과 바다를 다니며 무엇을 보고 깨달았을까? 아버지 지오반니는 두 아들 피에트로와 브루노를 통해 원하던 두 가지 삶을 이루었을까?

온라인 채널 관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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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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