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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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새로운 시작과 신앙 다짐을 도와줄 조언서

새해 맞이 추천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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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새해가 밝았다. 해가 바뀔 때마다 우리는 수많은 계획과 결의를 반복한다. 삶과 신앙생활에 섬세한 등불이 되어줄 책들로 새해 각자의 다짐을 매만져 보면 어떨까.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믿음 안에 굳건히 머무르십시오
베네딕토 16세 교황
방종우 신부 옮김
가톨릭출판사


“우리를 위하여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죽음을 넘어서까지 사람이 되어 견디어 내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교의 중심인 것이다. 하느님과 신들 사이에 놓인 종교의 역사에 대한 모든 논쟁은 하느님께서 여타의 맹목적 숭배의 대상처럼 사라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신들 위에 계신 유일한 참하느님의 승리로 끝난다. 이는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 전제된 사랑의 선물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자신이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음을 받아들이고, 이를 전달함으로써 완전한 인격체가 된다.”(제1장 ‘종교란 무엇인가―종교의 원천에 계신 하느님’ 중에서)

2022년 12월 31일 하느님 품에 안긴 베네딕토 16세 교황. 우리 시대의 위대한 신학자이자 목자였던 그가 교회와 세상을 향해 남긴 말은 무엇일까?

「믿음 안에 굳건히 머무르십시오」는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사도좌에서 물러난 후 숙고한 여러 주제를 담은 책이다. 영적 유언집과도 같은 책에는 교황이 평생토록 탐구했던 그리스도교의 본질이 무엇인지, 현대 사회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지켜야 할 믿음의 가치란 무엇인지 심도 있게 다룬다. 또 최근 교회에서 일어났던 여러 문제에 대한 성찰과 분석, 우리가 따라야 할 근원이 무엇인지 제시한다.

“믿음은 하느님과 개인이 맺는 깊은 접촉입니다. 이 접촉은 개인의 가장 깊은 곳을 건드리며, 살아 계신 하느님 앞에 나를 절대적이고 즉각적으로 내어놓도록 합니다. 또한 믿음은 우리가 하느님께 말씀을 드릴 수 있게 하며 그분을 사랑하게 하고 친교를 맺을 수 있게 합니다. 즉 믿음을 통해 하느님은 우리의 가장 개인적인 현실이 되는 것입니다.”(제4장 ‘믿음은 관념이 아닌 삶입니다’ 중에서)



 

마지막 피정 
파블로 도밍게스 프리에토 신부
강기남 신부 옮김 
성바오로


「마지막 피정」은 파블로 도밍게스 프리에토(스페인 마드리드대교구) 신부가 한 봉쇄수도원에서 영신 수련 피정을 지도했던 내용을 모은 것이다. 파블로 신부는 피정 지도를 마치고 근처 몬카요산에서 내려오다 사고를 당해 마흔세 살의 나이에 하느님 품에 안겼다. 당시 그는 산 다마소 신학교 학장이었고, 그곳 신학생들이 그의 마지막 피정 강의를 옮겨 적고 편집해 이 책을 만들었다.

흔히 죽음을 끝으로 생각하지만, 프리에토 신부의 기도와 묵상 안에 언급된 지상의 생명과 영원한 생명의 경계는 마치 하늘과 땅이 경이롭게 만나는 장면처럼 통합되어 있다. 그는 죽음이나 은총을 천국의 열쇠로 설명하고 있으며, 하느님이 주신 선물에 감사하며 지금의 순간을 소중하게 꾸려갈 것을 당부한다.

“죽음이란 신랑이신 그리스도와의 영원한 포옹이요, 사랑하는 그분과의 만남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는 전능하신 아버지 하느님만이 아시는 그 날과 그 시간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 자신에게 묻습니다. 하느님과 만나는 그 죽음의 날, 우리가 맞이할 그 은총의 시간을 한결같은 열정으로 열망하고 경외하며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죽음의 결정적인 마지막 순간에 갖게 될 그 마음과 시선으로 지금 이 순간의 삶을 바라볼 수 있도록 성령께 간청합니다.”



 

당신은 진짜 신을 믿고 있는가?
김순태 신부
들숨날숨


제목이 강렬하다. ‘당신은 진짜 신을 믿고 있는가?’ 우리 주위에는 미신이나 우상숭배는 물론 사이비종교 등이 널려 있다. 많은 사람이 가짜 신에 매달려 있고, ‘진짜 신은 있는가?’를 묻는 신자도 많다.

저자 김순태 신부는 가짜 신을 믿는 이들이 한순간 잘못된 선택으로 그런 상황에 놓인 것이 안타깝다면, 가톨릭 신자들은 참 종교를 선택한 행복한 신앙인임에도 그런 사실을 느끼지 못해 안타깝다고 지적한다. 김 신부는 신자들이 참 신앙 안에서 기쁨과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실존철학을 기반으로 사목활동 중에 있었던 신앙체험을 통해 하느님의 존재를 드러낸다.

“복음에서도 ‘보물의 비유’(마태 13,44-46)가 있는 것처럼 (중략) 보물을 발견했다는 것은 진짜 신을 찾아 선택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보물이 묻힌 밭은 인간의 최고 행복이 묻혀 있는 장소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판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삶을 그곳에 바친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바로 그곳이 인간의 최고 행복을 주는 보물이 있기 때문이다.”(243쪽)

성심여중고 종교감을 지낸 저자는 미국 한인본당과 전주교구 여러 본당에서 사목한 뒤 현재 성사전담사제로 활동하고 있다.



 


가치 있는 삶 
미로슬라브 볼프 외
김한슬기 옮김 
흐름출판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지난 10년간 학생들이 ‘내 인생을 바꾼 최고의 수업’으로 손꼽는 강의 ‘가치 있는 삶’이 책으로 공개됐다. 예일대 신학대학과 인문대학에서 강의하는 세 교수는 ‘우리가 살면서 추구해야 하는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동서양의 다양한 철학자와 현인, 종교 사상가들의 지혜와 더불어 소개한다. 이 책이 ‘삶의 가치’를 다룬 여타의 책과 다른 점은 하나의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의문’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인간 대부분은 이 지구상에 어떤 선택도 절충도 필요 없는 유토피아는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중략) 사람들은 ‘옳은 일을 행하면 복을 받을 것’이라며 떠들어댔지만 인류 역사에 남은 여러 사건이 꼭 그렇지만은 않음을 증명했다. 흔한 믿음과 반대로 선행이 불운을 가져올 때도 많으며, 길고 행복하고 건강한 삶이 곧 좋은 삶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 또한 적지 않다. 실제로 우리가 가장 존경하는 삶의 형태는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형태와 거리가 멀다.”(74쪽)

저자들은 많은 사람이 선택하는 보편적인 가치가 정답은 아니며, 자신이 걸어갈 길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치열한 고민과 성찰을 통해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없이 질문하고 대답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만이 우리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준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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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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