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에 관한 첫째 설교 외
대 바실리우스 주교
노성기 신부 역주
분도출판사
“단식은 인류만큼 오래되었습니다. 단식은 낙원에서 법으로 제정되었습니다. 아담이 받은 첫 번째 계명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서는 따 먹으면 안 된다’(창세 2,17)라는 계명이었습니다. ‘따 먹으면 안 된다’는 단식과 절제를 법제화한 것이었습니다. (중략) 다시 말해, 낙원에서는 술 마시는 이도 없었고, 동물을 죽여 바치는 일도 없었으며, 인간의 마음을 흐리게 하는 그 어떤 것도 없었습니다.”(39쪽)
바실리우스 주교의 설교 열 편이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됐다. 그는 단식과 절주를 권하고, 분노를 삼가며, 감사와 겸손을 실천하는 등 그리스도인이 지녀야 할 삶의 태도에 대해 설교한다.
로마 제국의 바실리우스는 이미 살아있을 때 ‘대(大)’라는 경칭을 받았을 정도로 신학적·실천적으로 탁월한 지도자였다. 수사학 교사로 명성을 얻었으나 세례를 받은 후 물려받은 전 재산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사용했다. 은수자로 성경 공부에 매진하다 수도 공동체를 떠나 사제품을 받았고, 이후 370년에 카이사리아의 주교가 되었다. 뛰어난 신학자이자, 수도 공동체 생활에 관한 지침을 마련해 동방교회 수도생활의 창시자로 불린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