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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246) 도그데이즈-

댕댕이가 맺어준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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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생물을 다스려라.” (창세 1,28)

김덕민 감독의 ‘도그데이즈’는 반려견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의 인연을 다룬다. 영화는 직장인이자 건물주인 ‘민상’이 자기 건물 1층에 입주한 동물병원 앞에서 개똥을 밟으면서 시작한다. 동물병원 원장인 ‘진영’에게 불같이 화를 내며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엄포를 놓는다. 급한 치료차 동물병원을 찾아온 손님이 그의 차에 접촉 사고를 내자 민상은 다시 불같이 화를 내고, 그 시간 병원을 방문했던 건축가 ‘민서’에게서 살아있는 건 귀한 거라는 핀잔을 듣는다.

민서는 남편과 사별하고, 자식들은 이민을 떠나 혼자 반려견 ‘완다’를 키우며 살고 있는데, 산책 중 갑자기 쓰러져 MZ 배달 라이더 ‘진우’의 도움을 받아 병원에 실려가고, 이때 완다를 잃어버린다. 한편 아이가 없는 ‘선용’과 ‘정아’ 부부는 딸 ‘지유’를 입양하여 같이 살고 있는데, 지유가 마음을 열지 않아 불편한 관계가 계속된다. 그때 지유는 완다를 발견해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부모에게 털어놓지 못했던 말을 하게 되고, 선용과 정아는 우연히 지우의 말을 듣게 되면서 파양될지 걱정하는 딸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녀를 안심시킨다.

민상은 회사에서 상위 1 프리미엄 리조트 계획에 실망하는 회장 앞에서 우연히 들은 반려견과 함께하는 리조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어 위기를 모면하고 건축가 민서의 조언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된다. 민상은 민서를 만나기 위해 동물병원 진영의 도움을 청하고, 그녀의 마음에 들고자 주차장에 사는 ‘차장’이라는 유기견을 키우게 된다. 선용은 우연히 완다를 찾는 전단지를 보게 되고, 딸 지유를 설득해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인 완다를 민서에게 돌려주고, 민상은 진영을 도우면서 호감을 느끼게 되면서 유기견 입양 캠페인을 함께 준비하게 된다.

영화에 등장하는 ‘반려인 1500만 시대’에 이 영화가 시사하는 것은 가족 안에 반려동물이 자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관계에 서툰 주인공들이 반려견을 통해서 가족이나 타인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게 한다. 영화는 반려견의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지 않는다. 아픈 노견의 안락사,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유기견들의 모습, 유기견 입양 캠페인과 같은 필요한 메시지를 곳곳에 배치한다.

신앙의 관점에서 보면 모든 생명체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셨고, 인간은 그 생명체를 지키고 보존하는 역할을 가진다. 일부 성당에서 하는 ‘반려동물 축복식’도 신앙 안에서의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잘 드러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반려동물로 인간관계를 대체하는 것에 주의하면서 반려동물과 함께 더 충만한 인간관계를 지향해야 할 것이며, 입양하는 순간부터 수명을 다할 때까지 책임을 지고 건강하게 돌봐야 할 것이다.

2월 7일 극장 개봉

 

조용준 신부(성바오로수도회, 가톨릭영화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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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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