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음식’이라 불리는 초콜릿. 초콜릿은 ‘테오브로마(Theobroma) 카카오’ 나무 열매로 만들어지는데, 그리스어로 ‘신의 음식’이라는 뜻이다. “오, 성스러운 초콜릿이여! 사람들은 무릎 꿇고…. 하늘을 바라보며 당신을 마시네.” 시인의 찬양처럼 초콜릿은 높은 신분의 사람들만 맛볼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 귀한 만큼 수확하는 노예들의 애환이 담겨 있기도 하다. 달콤하지만 쓴 듯한 초콜릿. 이러한 초콜릿의 오묘함은 다양한 예술 장르의 소재로 사랑받고 있다. 영화 ‘웡카’도 그중 하나다.
‘웡카’는 초콜릿 같은 영화다. 달콤한 듯 쌉싸름하고, 화려하지만 부드럽다. 2005년 팀 버튼이 감독한 ‘찰리와 초콜릿공장’에 등장하는 수수께끼 같은 인물, 윌리 웡카의 프리퀄 영화다. 윌리 웡카는 왜 초콜릿을 만들게 되었을까?
윌리 웡카는 디저트의 성지인 ‘달콤백화점’에 자신만의 초콜릿 가게를 열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초콜릿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초콜릿을 선보일 때, 그 옆에 엄마가 있겠다”고 약속했지만, 웡카는 최고의 초콜릿 맛을 내는 마지막 비법을 알지 못한다. 엄마는 웡카에게 초콜릿 하나만 남긴 채, 비법을 알려주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마침내 꿈의 도시에 도착한 웡카는 마법의 ‘둥둥 뜨는 초콜릿’을 만들지만, 호텔 주인의 계략과 디저트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탐욕스런 초콜릿 카르텔 삼인방 그리고 뇌물로 엮인 경찰서장과 신부의 방해로 빚더미에 오르고, 게다가 틈만 나면 초콜릿을 훔쳐가는 오렌지색 피부에 초록 머리카락을 한 작은 요정 움파룸파. 웡카는 이들에게서 벗어나 초콜릿을 만들어 내야만 한다. 우여곡절 끝에 세탁방에서 만난 소녀 누들의 도움으로 웡카는 달콤백화점에 자신만의 초콜릿 가게를 오픈한다. 사람들은 처음 맛보는 초콜릿 맛에 황홀해 하지만, 초콜릿을 먹은 사람들에게 뜻밖의 일이 벌어지고, 실망한 웡카는 엄마가 남긴 마지막 초콜릿의 포장을 뜯는다.
과연 웡카는 꿈을 이루고 엄마를 만날 수 있을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초콜릿 맛의 비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 엄마가 남긴 마지막 초콜릿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영화는 환상적이면서 강렬한 색채, 추억의 동화책을 읽는 듯한 따뜻함이 있으며, 기상천외한 초콜릿은 탄성을 자아낸다. 탐욕스런 악당들은 불쌍하리만치 코믹하고, 꿈을 찾는 웡카는 무모하리만치 유쾌하다. 배우들의 연기도 주목할 만하다. 주인공 윌리 웡카 그 자체인 티모시 샬라메, 괴팍한 움파룸파를 자꾸 보고 싶게 만드는 휴 그랜트의 매력적인 변신, ‘미스터 빈’으로 유명한 로완 앳킨슨의 중후한 모습을 만나는 것도 즐겁다. 프리퀄 영화답게 곳곳에 ‘찰리와 초콜릿공장’의 궁금증에 대한 열쇠를 발견하는 것은 또 다른 관람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꿈과 희망 그리고 사랑의 메시지가 가득 담겨 가족이 함께 보기에 제격이다.
“사람들은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았더니 일곱 바구니나 되었다.”(마르 8,8)
1월 31일 극장 개봉
조현미 라우렌시아 백석예술대학교 영상학부 교수 / 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