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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들이 붓을 든 이유는?

사순 시기 다양한 묵상전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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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한만옥·정성훈·남덕희·도현우·용하진 신부의 묵상 서예전 ‘십자가 영성’ 대표작.



주님 부활 대축일을 앞둔 사순 시기 곳곳에서 다양한 묵상전이 열리고 있다.



다섯 사제 묵상 서예전 ‘십자가 영성’

먼저 다섯 신부의 묵상 서예전 ‘십자가 영성’이 21일까지 서울 명동 갤러리 1898 제2전시실에서 펼쳐진다. 전시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의정부교구 사제로, 한만옥(제2지구장)ㆍ정성훈(제5지구장)ㆍ남덕희(민족화해센터장)ㆍ용하진(제7지구장)ㆍ도현우(안식년) 신부다.

짧게는 2년, 길게는 40여 년 각자 글씨를 써온 이들은 우연한 기회에 모여 지난해부터 이동천(전 명지대 예술품감정학과) 교수로부터 좀 더 깊이 있는 서예를 익히고 있다. 이를 계기로 지난해 10월에는 ‘평화’를 주제로 의정부 민족화해센터 평화순례자 갤러리에서 함께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정성훈 신부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서예는 영성 수련에 좋은 도구”라며 “나를 버려야 글씨가 나오는데 나를 비워야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것과도 같다”고 말했다. 또 “사순 시기 글씨라는 예술 행위 속에 십자가 영성이라는 주제를 담았다”며 “이른바 ‘축성의 서예’를 통해 함께 기도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에는 한만옥 신부의 ‘天主是愛(천주시애)’, 정성훈 신부의 ‘十字聖號(십자성호)’, 남덕희 신부의 ‘我渴(아갈)’, 도현우 신부의 ‘德所至忌世福之羨(덕소지기세복지선)’, 용하진 신부의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등 총 35점이 소개된다. 작품을 담은 굿즈도 판매해 수익금은 난민들을 돕고 있는 ‘착한 사마리아의 집’에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신부님의 책갈피’에 전시된 전미숙 작 ‘자비는 복음의 뛰는 심장입니다’.


작가들과 협업 ‘신부님의 책갈피’

또 다른 의정부교구 신부 10명은 의정부가톨릭미술가회 작가들과 협업했다. 사제들이 선택한 책 속 문장을 이민혜(미카엘라)ㆍ장미라(마들렌소피)ㆍ전미숙(베네딕다)ㆍ정수미(안젤라)ㆍ황명숙(마리아)ㆍ우소영(마리아) 작가가 드로잉·회화·이콘 등으로 표현했다. 성경뿐만 아니라 일반 서적의 글귀도 포함됐고, 작품마다 선택된 문장을 나란히 실어 이해도를 높였다. 전시 제목은 ‘신부님의 책갈피’, 29일까지 주교좌 의정부성당 내 갤러리 평화에서 감상할 수 있다.

복음 통독하며 스케치한 기록과 작품들

서울 중구 디아트플랜트 요갤러리에서는 ‘복음통독프로젝트 IV : 마르코 <요.이.땅. : Ready, Go.>’가 31일까지 개최된다. 앞서 진행된 루카·마태오·요한에 이은 네 번째 복음통독 프로젝트다.

이번 전시에는 김대신(니콜라오)·박소영(사비나)·박재희·이아름(유스티나)·조수선(수산나)·황태하 등 저마다 다른 예술적ㆍ종교적 신념과 현실적 상황을 안은 6인의 시각예술가와 조인기(서울 주교좌 명동본당 부주임) 신부, 진행과 기록을 맡은 조성지(마리아 막달레나) 관장이 약 10개월 동안 마르코 복음을 통독하고 묵상하며 스케치한 기록과 작품들을 선보인다.



제주가톨릭서예가회 ‘성경 시편을 찾아서’

아울러 주님 말씀을 정성을 다한 육필로 담아 전파하고자 2019년 창립한 제주가톨릭서예가회(담당 김석순 신부)는 30일부터 4월 8일까지 다섯 번째 정기전을 개최한다. 올해는 ‘성경 시편을 찾아서’란 주제로 제주 김기량성당에서 30여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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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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