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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금속에 담아낸 ‘고통과 시련’

김재윤·홍수원 작가 2인전...‘삶이라는 광야’ 갤러리 1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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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원 작, ‘저는 곧 넘어질 지경이며 저의 고통은 늘 제 앞에 있습니다’(시편 38,18), 홍송고재에 고철.
 
김재윤 작, ‘광야 / 비움, 발견’. 구리에 주석과 나무.

김재윤·홍수원 작가의 2인전 ‘삶이라는 광야’가 서울 명동 갤러리 1898 제3전시실에서 5~13일 개최된다.

전시를 기획한 홍수원(젬마, 성물 전문 갤러리 보고재 관장) 작가는 “종교를 초월해 모두와 주어진 삶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며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이 거칠고 메마른 땅에서 하느님을 원망하고 한탄했지만 결국 그분의 위로와 보살핌 속에서 사랑을 마주했듯이, 일상의 삶이라는 광야에서 마주치는 숱한 고통과 시련 역시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통과해야 하는 것, 즉 온전히 수용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시에서는 ‘나무’와 ‘금속’이라는 상이한 물성의 재료로 ‘광야’를 표현한다.

경복궁이나 창덕궁 복원 과정에서 나온 금강송 고재(古材)로 ‘십자가의 길’을 만들어온 홍 작가는 이번에도 낡고 투박한 고재의 단단한 옹이와 못 자국, 거친 상처에 다양한 재료를 더해 희로애락의 인생길 같은 다채로운 이미지를 선보인다. 광야에 선 사람의 형상이 주를 이루며, 우리 삶의 모든 것이 완벽하거나 깔끔하게 마무리될 수 없음을 표현하기 위해 미완의 작품도 전시할 예정이다. 성경 말씀을 비롯해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글도 더해진다.

김재윤(토마스 무어, 올댓해머 대표) 작가가 선보이는 30여 점의 십자가상 역시 얼핏 보면 나무 같다. 하지만 모두 금속이다. 비결은 망치질. 금속은 차갑고 빛을 발하는 성질이 있지만, 망치로 반복적으로 두드리는 작업을 거치면 나무 같은 질감과 나무보다 더 따뜻한 감성을 지닐 수 있다. 또 구리가 여러 색으로 변색될 때 적절한 시점을 잡아내서 변색을 멈추면 나무 느낌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10여 년간 크고 작은 성미술 그룹전에 참여하고 있는 김 작가는 “평소에는 일반 작품을 제작하지만 특별한 목적이나 이유,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성물을 만들 때가 있다”며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일종의 소명 같은 느낌이고, 그런 작업 자체가 기도의 시간이 된다”고 전했다.

한편 홍 작가가 그동안 고재로 작업한 14처와 감실은 6월 중 제주 정난주성당에 설치될 예정이다. 또 이번 전시 수익금은 세상의 소외된 아이들을 돕는 공익법인 블루밍키즈(이사장 홍수원)에 기부하기로 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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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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