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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켜쥔 주먹 펴고 빈손으로 주님 앞에 선다면…

제51회 서울가톨릭미술가회 정기전... 7월 3일부터 12일까지 갤러리 1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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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웬 신부의 기도시 「열린 손으로」 묵상 작품 한자리에
 

강희덕 작 ‘위로의 손’, 대리석, 2014.

 

 

 

이승원 작 ‘인도하심’, 옻칠.나무.삼베, 2022.


사랑하는 하느님,

움켜쥔 주먹을 펴는 것이

저는 두렵습니다.

(중략)

제가 빈손으로 당신 앞에 선다면

도대체 저는 어떤 모습이겠습니까?

비오니 주님,

제가 차츰 제 손을 펴게 해 주십시오.

 

 


네덜란드 출신 세계적인 영성가 헨리 나웬(예수회, 1932~1996) 신부의 「열린 손으로」에 실린 글이다. 이 기도시를 묵상한 작품들이 한자리에 전시된다. 서울 명동 갤러리 1898 전관에서 열리는 제51회 서울가톨릭미술가회(담당 지영현 신부) 정기전이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열린 손(With Open Hands)’.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는 “서울가톨릭미술가회의 이번 정기전은 헨리 나웬 신부님의 영성이 깃든 ‘열린 손’이라는 주제로 개최된다”며 “세속의 온갖 욕망으로 단단해진 우리의 마음은 ‘꼭 쥔 주먹’과도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느님 앞에 선 사람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손을 펴는 행위이며, 기도한다는 것은 손을 열어드리고 전적으로 그분께 자신을 내어 맡겨드리는 행위”라고 전했다.

‘열린 손’을 담아내는 데는 서울가톨릭미술가회 소속 73명의 작가가 동참했다. 명예회장 최종태(요셉) 선생을 비롯해 이동표(요한 세례자)·최의순(요한 비안네)·김형주(이멜다)·한진섭(요셉) 작가 등이 빚어낸 다채로운 회화·조각·공예·설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조각가 강희덕(가를로) 선생의 대리석 작품인 ‘위로의 손’과 공예가 이승원(마르타) 작가가 옻칠로 작업한 ‘인도하심’도 소개된다.

서울가톨릭미술가회 박혜원(소피아) 회장은 “치열한 경쟁사회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작품을 통해 스스로를 드러내려는 욕심이 아닌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려는 마음이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우리 작가들이 혼신을 다해 만든 작품이 세상을 더욱 아름답고 다채롭게 만드는 데 작은 기여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3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12일까지 매일 오전 10시~오후 6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2-727-2336.

한편 1970년 창립한 서울가톨릭미술가회는 이듬해 창립전을 시작으로 교회건축·미술·공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며 교회미술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이후 전국으로 확장되어 지금은 각 교구 및 지구별 미술가회가 운영되고 있으며, 1996년에는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도 창립돼 전국적으로 900여 명의 작가가 ‘미(美)를 통한 복음화’에 힘쓰고 있다. 현재 서울가톨릭미술가회에는 200여 명이 등록되어 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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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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