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챗GPT의 등장으로 인간은 켄타우로스에서 미노타우로스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미래에는 모든 병원이 스마트 병원이 될 것이며, 의료진은 미노타우로스적 의료 패러다임에 적응해야 한다. 미래 의료진에게 필수 덕목은 인공지능 리터러시(literacy), 즉 인공지능 문해력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병원 업무 프로세스부터 임상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엔드 투 엔드(end to end) 의료를 실현하는 것이 의료진의 인공지능 리터러시다.”
이 글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권순용 교수가 첨단 기술 분야 권위자인 강시철 박사와 함께 쓴 「메타의료가 온다」의 한 대목이다. 권 교수는 책에서 스마트 의료 병원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개념들을 설명하고, 구체적인 로드맵과 각 병원에서 수행한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했다. 또 인공지능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전반적으로 유익하며, 스마트 병원으로의 전환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쾌적하고 효율적인 의료 환경을 제공할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인공지능이 의료 현장의 변화를 가속하고 의료 전문가에게 새로운 어려움을 안겨줄 수 있다는 따끔한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인공지능 시대에 지금의 의사 면허 취득은 태권도로 따지면 노란띠 수준에 불과하다. 파란띠, 빨간띠를 거쳐 인공지능 리터러시를 체득하는 검은띠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배움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의료진은 도태될 수 있으며, 인공지능으로 무장하지 않은 병원은 스마트 병원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권순용 교수는 “의료의 미래를 혁신할 키워드인 ‘메타헬스(Meta Health)’로 향하는 대전환의 기회에 스마트 의료에 관심이 있고, 스마트 병원을 구축하려는 이들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고자 지침서를 발간하게 됐다”며 “미래 스마트 의료시대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의료 전문가,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 정책 입안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집단 지성을 발휘하고 협력해 미래 의료 시스템을 설계하고 구축해 나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권순용 교수는 가톨릭대 의과대학, 동 대학원 정형외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여의도성모병원 의무원장, 성바오로병원 병원장, 은평성모병원 초대 및 2대 병원장을 역임했다.
이상도 선임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