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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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 날 특집] 곰네들 누리터ㆍ창조보전연대 탐방

엄마가 바뀌어야 세상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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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환경계획(UNEP)이 제정한 `환경의 날`(6월 5일)이 올해로 25주년을 맞는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10년 세계평화의 날(1월 1일)을 맞아 `평화를 이루려면 피조물을 보호하십시오`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담화에서 "하느님 피조물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며 "피조물 보호는 이제 인류의 평화와 공존에 필수적"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생명의 터전인 지구를 파괴하는 것은 인류와 모든 생명의 멸망을 의미한다. 환경문제는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가 된지 오래지만, 환경 오염과 파괴는 멈출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환경의 날을 맞아 한국교회 환경지킴이 `천주교 창조보전연대`와 생태ㆍ교육 공동체 `곰네들 누리터`를 소개한다.


도심 속 생태ㆍ교육 공동체 `곰네들 누리터`




 
▲ 곰네들 누리터 회원들이 사찰음식 수업 중 나물과 고추장 양념에 밥을 비벼 먹다 웃음을 터트리고 있다.
 
 
 대구광역시 수성구 범어동 561-8을 찾으면 작은 2층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1층은 유기농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친환경 매장이고, 2층은 주방을 겸한 교육ㆍ사무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매일같이 주부들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이곳은 도심 속 생태ㆍ교육 공동체 `곰네들 누리터`(대표 박선희)다.
 
 5월 23일 찾아간 곰네들 누리터에는 아침부터 주부 10여 명이 고추를 다지고 감자를 으깨는 등 음식 준비가 한창이다. 사찰음식을 만드는 요리수업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사찰음식 전문가 문수화(56)씨는 이날 메뉴로 감자옹심이와 감자전, 열무ㆍ명아주 고추장 무침 등을 선보였다.
 
 문씨가 참기름 대신 들기름을 쓰고, 나물을 무칠 때 나물 고유 향내가 나도록 기름을 쓰지 않는 사찰음식 특징을 설명하자 주부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재빠른 손놀림으로 부지런히 요리를 돕는다. 음식이 완성되자 맛과 영양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후식으로 공정무역 커피를 한 잔씩 마시고는 `수다 한 판`도 빼놓지 않았다.
 
 아줌마 10명이 모였으니 대화 주제도 다양하다. 남편 흉보기와 자녀 문제도 빠지지 않는다. 주를 이루는 것은 친환경 먹을거리다. 주부들이 아침부터 모여 점심밥을 지어 먹고 수다를 떠는 이유는 이들 각자가 `생태적 삶`을 꿈꾸기 때문이다.
 
 `곰네`는 웅녀의 순 우리말로, 평신도 생태신학자 황종렬(레오) 박사가 2008년 모임을 처음 시작할 때 붙여준 이름이다. 평화롭고 자유로운 삶, 생태적 삶을 꿈꾸는 주부들이 모여 서로의 가치를 공유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발족했다. 곰네들 누리터는 이러한 삶을 꿈꾸는 주부들 아지트인 셈이다.
 
 초창기 회원 박선희(힐데가르트, 49)ㆍ최순덕(크리스티나, 46)ㆍ박선희(로사, 47, 이상 대구 고산본당)씨가 현재 각각 곰네들 대표와 곰네들 장터지기,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천주교 신자들로 시작한 모임이지만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현재 회원은 300여 명으로, 절반가량이 가톨릭 신자다.
 
 생태ㆍ환경에 의식이 있는 엄마들 모임이기에 활동은 주부가 하는 일과 관계가 깊다. 친환경 화장품 만들기부터 딸과 함께 면 생리대 만들기, 요리교실 등 일상 가정생활과 밀접하다. 더 나아가 전기 절약 등 자원 부족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이러한 활동은 언뜻 보기엔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그만큼 일생생활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다. 가정이 최초의 사회이자 공동체라는 뜻을 체감하고 배우는 것이다.
 
 박 대표는 "`엄마들이 바뀌어야 세상이 바뀐다`는 생각에 공감하는 주부들이 모여 환경ㆍ생태계를 살리는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며 "오늘 사찰음식 수업은 `평화로운 먹을거리에 대해 알아보고 만들기` 차원에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곰네들 누리터는 단순한 주부 모임이 아니다. 2009년 주변 지인들 권유로 친환경 유기농 매장(곰네들 장터)을 열었고, 2010년에는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했다. 올해는 대구광역시 재정 지원을 받는 16주짜리 `엄마와 함께하는 생태기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생태적 삶이란 무엇인가 △어린이 생태요리 교실 △어머니 생태요리 교실 △농사체험 등 엄마와 자녀가 함께하는 교육으로 마련된다.
 
 자체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천연화장품 만들기 실습ㆍ야생화 수놓기ㆍ부모 생태요리 교실ㆍ어머니 인문학 교실ㆍ어린이 노래교실 등 요일별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열린다. 또 모내기철과 추수철에는 경북 문경시 산북면에 있는 자매결연 농가를 찾아 농사를 돕기도 한다.
 
 곰네들 누리터가 천주교 창조보전연대에 소속돼 있어 회원들은 4대강 생명평화미사와 고엽제 매립 문제 진상규명운동 등에 나서기도 한다. 최근에는 핵발전소 건립 반대를 위한 평화시위에도 나서고 있다.
 
 생명의 먹을거리에 관심이 많다는 회원 배진영(46)씨는 "평소 과다한 조미료와 인스턴트 음식에 길들여 있는 아이들과 남편에게 올바른 먹을거리를 만들어주고 싶어 곰네들을 찾아왔다"며 "엄마들이 노력할 때 지구 환경이 살아나고 우리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문의 : 053-754-5551, 곰네들 누리터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창조질서 지키는 천주교 환경 NGO


 
▲ 지난해 6월 열린 창조보전축제에서 참가자들이 음악을 들으며 몸 기도를 하는



가톨릭평화신문  2012-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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