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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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주일에 만난 사람」"행복 전도사" 김월엽 준위

신앙인이자 군인으로 32년...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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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군기상단 한미연합사 기상대대에 근무하는 김월엽 준위가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었다.
 
 
 낯이 익다.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친근한 얼굴. 서울 용산에 있는 공군기상단 한미연합사령부 기상대대 김월엽(아우구스티노, 51, 군종교구 삼위일체본당) 준위를 만났을 때 진한 쌍꺼풀이 있는 서글서글한 눈매와 미소에 왠지 모를 낯익음을 느꼈다.
 
 신앙인이자, 32년째 군인으로 살아가는 김 준위는 주위 사람들과 모든 일에 "감사하다"고 말하는 행복 전도사다. 감사의 뜻을 제대로 표현하고 또 남기고 싶어 공군 자체 종교 게시판에 수년 째 매일 글을 올렸고, 이 글을 모아 얼마 전 「시골 오솔길 옆 개구리들의 합창」(비지아이)이라는 수필집을 냈다. 군인주일(7일)을 맞아 김 준위가 전하는 감사와 행복론이 궁금하다.


#군인이 수필집을 내다

 김 준위는 군인주일을 앞두고 만난 자리에서 "(인터뷰하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하루가 행복하지 않고 일주일이, 1년이, 인생이 행복할 수 없다는 소리로 들렸다. 초면인 그가 "감사하다, 행복하다"고 인사하자 `행복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처럼 마음 한구석이 찡했다.
 
 "행복의 기준은 이 세상 사람들 숫자만큼이나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면서 아름다웠다고 느껴왔던 날이 모여 오늘의 내가 만들어졌듯, 오늘이 내게 주어졌다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이 없는 한 나에게는 더이상 행복이 없기에 오늘이야말로 행복의 극치라고 생각합니다."(「시골 오솔길 옆 개구리들의 합창」 본문 중에서)
 
 "지금까지 살면서 부족한 사람이 먹을 걱정,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얼마나 하느님께 감사한지 모릅니다. 제가 인복(人福)을 타고났는지, 만나는 분마다 큰 도움을 주셨어요. 이런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글을 쓴 게 과분하게도 책으로 나왔어요."
 
 「시골 오솔길…」은 2005년 7월 14일부터 2006년 9월 22일까지 쓴 그의 일기이자 신앙고백이다. 그는 글을 위한 글은 쓴 적은 없다고 했다. 아이가 엄마에게 응석 부리듯 어려운 일이나 기쁜 일이 있을 때마다 느낌에 충실했을 뿐이다. 그는 "매일 1시간 30분 일찍 출근해 묵상하고 느낀 것을 썼다"고 수줍어했다.
 
 `시골 오솔길 옆 개구리들의 합창`이라는 제목은 그가 2006년 6월 백령도에 근무할 당시 쓴 글 제목이다. 당시 그가 근무를 마치고 아내 손을 잡고 섬 길을 걸을 때 개구리들이 목이 터져라 울었다. 그날은 개구리 소리를 합창이라고 표현했을 만큼 하느님이 지으신 자연에 감사하다는 고백을 한 날이다.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는 이 책에 대해 "나는 그의 글에서 신앙ㆍ희망ㆍ사랑이라는 그리스도교 세 가지 주요 덕을 발견하면서 이 세 가지 덕에서 샘물처럼 흘러나오는 감사와 기쁨과 나눔이라는 특성을 지닌 인생의 행복을 발견한다"고 평했다.

 
#군인이 되기까지
 김 준위는 1962년 충남 금산에서 6형제 집안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열심한 신앙인 집안이었지만, 차남을 고등학교에 진학시키는 게 걱정이었을 정도로 가정형편은 어려웠다. 하지만 배움의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그래서 선택한 학교가 공군에서 운영하는 공군항공과학고등학교(항공관제과)였다.
 
 "중학교를 마치자마자 군 생활을 시작한 셈이지요. 사춘기를 엄격한 군에서 보냈으니,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졸업 후 1981년 부사관으로 임관했을 때도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의무복무기간(7년)만 버티자고 마음먹은 적도 있었죠. 원래 꿈은 국어교사였으니 오죽했겠습니까."
 
 그는 "그런데 놀랍게도 하느님께서는 방황할 때마다 삶의 등불이 돼 주셨다"며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려웠던 모든 것이 하느님 뜻이었음을 알게 됐고, 그럴 때마다 극복할 힘을 주신 것에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어려운 형편에서 자랐기에 절제를 배웠고, 형제가 많았기에 협동심을 기를 수 있었으며, 가난했기에 자립 의지를 키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그 어떤 부정의 단어도 그 앞에서는 긍정의 단어로 슬그머니 바뀐다. `신앙의 힘` 때문이다.
 
 그는 "군인은 누구나 자기가 하기 싫은 때 하기 싫은 장소에서,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하는 근무 특성이 있다"며 "신앙인 관점에서 보면 누군가 이 일을 해야만 한다면 성실히 복무하는 것이 나를 선택하신 하느님께 응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준위가 근무하는 공군기상단은 군 유일의 기상 전문부대로, 기상청이 국민을 상대로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것과는 달리 육ㆍ해ㆍ공 3군과 국방부와 합참본부, 한미연합사 등과 정부에 기상 지원을 한다. 특히 공군이 항공기를 띄워 작전을 수행할 때 해당하는 장소에 대한 날씨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우리나라 군에서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공군기상단이 유일하며, 자체 정보만 신뢰하기로 유명한 미군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 공군기상단이 제공하는 정보는 받아갈 정도로 정확한 예보를 자랑한다. 한 예로 공군기상단이 "어느 지역에 몇 시 몇 분 몇 초부터 언제까지 비가 온다"고 하면 그 시간에 비가 내린다. 현재 아무리 날씨가 맑더라도 해당 지역을 비행하려던 공군기는 기수를 다른 곳으로 돌린다.
 
 그러나 그는 "슈퍼컴퓨터를 총동원하더라도 날씨를 완벽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날씨ㆍ기후와 같은



가톨릭평화신문  201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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