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9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신앙의 해, 신앙의 재발견] (1) 도입 - 신앙의 해 그리고 한국교회

미사 참례자·영세자 줄고 고령화는 급속화/ 사회 전반 다양한 영역에서 새 복음화 요구 증가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10월 11일자로 발표된 ‘신앙의 해’ 사목교서에서 “오늘날 유럽교회가 과도한 사고방식과 개인주의로 인해 신앙의 중요성 그리고 그 의미를 상실한 ‘식어버린 신앙’이라면 한국교회는 ‘허약한 신앙’”이라고 비유했다. 즉 신앙의 기초 체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서울대교구 본당사목 활성화를 위한 기초자료 수집 설문조사 보고서’(2012)에 따르면 서울대교구의 경우 주일미사 참례자들 가운데 가톨릭 신앙 입문을 위해 자발적으로 교회 문을 두드린 사람은 약 3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 같은 입교자의 수만큼 냉담교우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신앙의 문에 발을 들여 놓았지만 신앙의 뿌리가 깊지 못하기에 쉽게 여러 요소들에 좌우되어 신앙을 저버리는 상황이 많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서울대교구는 신앙의 해 동안 특별히 ‘신앙의 기초’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고 천명하고 있다. ‘허약한 신앙’으로는 자신은 물론 세상을 복음화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 한국교회의 현주소

염 대주교가 지적했듯 한국교회는 500만 명이 넘는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불안한 ‘위기’ 표지를 나타내고 있다.

‘2011년 한국천주교회 통계’를 통해 살펴볼 때, 우선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주일미사를 비롯한 성사생활 참여의 감소’, ‘유아세례 첫영성체 주일학교 참여의 감소’, ‘교회 고령화의 지속’ 등이다.

지난 10년 동안 전국의 본당 수는 389개 증가한 것으로 기록될 만큼 외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실질적인 가톨릭 신앙의 활력을 드러내 주는 표지라 할 수 있는 주일미사 참례와 성사생활 참여의 수치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영세자도 24.2 감소한 수치를 보이고 있고 혼인건수도 25.2 줄었다. 견진성사 역시 12.1 감소했다. 2011년 현재 23.2를 보이고 있는 주일미사 참례율도 10년 동안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고령화 추세는 한국사회보다 훨씬 앞서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0년 동안 19세 이하에서 22만 명 이상의 신자가 감소한 양상이며 70세 이상 주민등록상 인구가 81.4 증가한데 반해서 신자 수는 127.5 증가했다. 전체 신자중 65세 이상 노인 신자 비율은 14.3로 유엔이 정한 고령사회(14)를 넘어섰다. 젊은이들의 급속한 감소는 교회 앞날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한편 이러한 위기의 배경에는 교회의 대형화와 익명화, 중산층화 및 세속화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펴낸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의제개요 종합 자료집’에 따를 때 그 같은 요소들로 인해 신자들의 소속감과 유대감 상실, 냉담교우 증가, 삶과 신앙의 유리, 형식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신앙생활 유지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 한국교회는 양적으로는 큰 성장을 거두었지만, 여러 가지 불안한 ‘위기’ 표지를 나타내고 있다.
주일미사 참례율, 영세자 수 등이 점차 줄어드는 것이 그 예. 성당의 규모는 커져가지만 미사 중 빈자리는 늘어만 간다.
신앙의 해 ‘새로운 복음화’를 통해 ‘허약한 신앙’을 쇄신하는 노력이 절실한 이유다.
 
 
■ 새로운 복음화가 필요한 분야

10월 7일부터 열리고 있는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의제 개요’에서는 ‘문화’(세속주의), ‘사회’, ‘대중매체’, ‘경제’, ‘과학’, ‘시민생활과 정치’ 등 6가지 영역을 현대사회 안에서 새로운 복음화가 요구되는 상황으로 규정한 바 있는데, 한국교회 상황도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영역들은 한국적 상황 안에서도 교회가 직면한 위기의 현장이고 신앙 위기의 배경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개최한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의제개요’ 설문 답변서 마련을 위한 워크숍을 통해 각 영역에 대한 답변을 수렴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문화’(세속주의)면에서 문화적 세속주의의 영향은 개인의 의식과 삶에서 하느님과의 관련성을 약화·부정하고 종교의 역할 감소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

종교가 내면적 영역으로 후퇴, 단순히 심리적 위안을 제공하는 것으로 전락하는 경향이 있으며 냉담교우 양산, 주일미사 참례자 수의 감소, 청소년과 젊은층의 저조한 신앙생활 참여, 교회의 중산층화 등이 그 예로 지목됐다.

‘사회’ 부문에서는 세계화 영향으로 노동·이민·결혼 등으로 인구 이동이 늘어나고 민족들간 혼합과 문화의 혼재라는 새로운 상황을 겪고 있다고 답변됐다. 이로 인한 인권 문제와 다문화 가정교육 문제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중매체’ 부문을 볼 때, 한국사회는 IT 강국으로서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비약적인 발전과 디지털 문화의 대중적 확산이 큰 특징이지만 또 한반도라는 지리적 공간의 협소함에서 빚어지는 독특한 인터넷 문화의 형성과 스마트폰의 급격한 확산으로 소통의 문화뿐 아니라 삶의 양식에 큰 변화가 야기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익명성 양산 및 감정적 고립주의 확산 등 부정적인 현상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과 기술 연구’ 영역은 한국 생명공학 분야에서 배아줄기세포 연구 문제가 제기되었던 것에서 볼 수 있듯 엄청난 이윤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이 분야의 연구를 장려하고 처음 마련된 생명윤리법이 오히려 인간 생명을 경시하는 요인을 담고 있는 모습으로 평가됐다.

‘시민 생활과 정치’ 영역은 시민 생활과 정치의 영역에서 종교의 역할과 참여를 더욱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한국사회에서 민주적 가치를 담보하고 그 가치들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는 어떤 토대로서 종교의 공적 역할이 요청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교회 안에서 종교의 공공성(Publicness)에 대한 신학적 성찰은 미흡한 상태다.
 



가톨릭신문  2012-10-14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9. 29

1티모 4장 4절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것은 다 좋은 것으로, 감사히 받기만 하면 거부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