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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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주일 특집] 그리스도인의 사랑 나눔

작지만 드려요 … 당신 삶에 희망 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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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교구 무료급식소 ‘천안 성모의 집’에서 봉사자들이 홀몸노인들에게 점심을 대접하고 있다.
경제적 불황 속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향한 신앙인들의 사랑 나눔은 교회 안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어려운 이 위해 ‘내게 필요한 것’ 내 놓는 것이 신앙인 본분
경제 불황에서도 쌈짓돈 모아 후원하는 이들 끊이지 않아
물질적 지원보다 인간에 대한 사랑·삶의 희망 찾게 도와야

한국 교회는 1984년부터 매년 대림 제3주일을 ‘자선주일’로 정해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의 자비를 본받아 어려운 이웃들과 가진 것을 나눔으로써 자선을 실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경제 불황으로 몸과 마음 모두 시린 겨울에 보내는 올 자선주일은 사랑을 나눠야 할 그리스도인에게는 더욱 의미 깊게 다가온다.

이 시대 가난한 이웃들의 모습과 그들을 향한 그리스도인들의 사랑 나눔, 그리고 그리스도인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자선의 방법들을 담아본다.

◎가슴이 더 시린 올 겨울

‘서민들, 빈곤층으로 추락…쪽방촌으로 몰려’, ‘후원금 뚝…무료급식 운영난 가중’, ‘줄 이은 실업급여 신청, 채용시장은 썰렁’, ‘한 달에 닷새 일하면 운 좋은 거죠’, ‘○○○모금회 성금 2007년 절반도 안돼’, ‘경제 불황에 외국인 근로자들까지 고용 불안’, ‘경제 사망선고 받은 서민들, 자살·절도 내 몰린다’

최근 두 달 새 일간신문에 실린 문구들이다.

경제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지난 일 년 새 신용불량자는 50만 명 늘었다. 서울 시내 한 무료 급식소의 경우 노숙인과 독거노인 등 이용자가 급증하는 데 비해 후원금은 턱없이 부족해 운영난을 겪고 있다. 4년 만에 겨우 직장을 얻었지만 경제 불황으로 3개월 만에 쫓겨난 한 청년의 이야기는 이제 남 얘기가 아니다. 국내 최대 규모 사회복지 관련 모금기관은 부끄러운 2008년도 모금현황을 내놓았다. 작년에 비해 무려 절반이 줄었다.

액수로는 1000억 원이다. 일용직 노동자들은 일을 하고 싶어도 일감이 없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와 가정까지 꾸린 이주노동자들도 불황의 여파로 일자리를 잃고 있다. 생계형 범죄가 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도 서슴지 않는다. 쪽방촌을 찾는 이들이 점점 늘고 겨울은 깊어간다. 점점 추워진다.

더욱 가슴 시린 것은 경제가 어려울 때 가장 고통 받는 이들은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수십억, 수백억을 호주머니에서 꺼내 건네듯 쉽게도 쓰고 공짜로 훔치는 잘 사는 사람들 이야기가 아니다.

◎어려울 때 빛을 내는 ‘사랑 나눔’

교회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특히 소외된 이웃을 위한 활동에 앞장 서는 교회에 어김없이 불어 닥친 경제 불황은 사랑 나눔의 움직임 자체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그럼에도 그리스도인들의 사랑 실천은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빛을 발한다. 교회는 아직도 사랑을 나눌 힘을 갖고 있음을 이야기하는, 그 사랑을 좇기를 청하는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다.

얼마 전 서울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 한 40대 여성이 찾아왔다. 평범한 옷차림으로 사무실에 들어선 여성은 직원에게 봉투 하나를 건네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기부금 확인서라도 받아 가시죠”라는 이야기에 “겨울철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써 달라”는 말만 돌아왔다. 불쑥 찾아와 후원금을 전하는 게 드문 일도 아니고 익명으로 후원하는 신자들도 꽤 있기에 별 생각 없이 봉투를 뜯어 본 직원은 깜짝 놀랐다. 봉투에는 100만원짜리 수표 열장, 모두 천만 원이 들어있었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에도 며칠전 전화가 걸려왔다. 양말 납품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인데 천주교 쪽 기부 단체를 찾다가 연락을 했다는 그는 양말 40만 켤레, 시가 8억 원 어치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회가 들썩일 정도로 경제가 어렵다는 시기에 전해지는 이런 소식들은 갑갑한 가슴을 잠시나마 따뜻하게 데워 준다. 특히 거액을 일시적으로 후원하는 이들 뿐 아니라 쌈짓돈을 모아 후원하는 많은 후원자들의 나눔도 교회 안에서 끊이지 않고 있어 그렇다.

신자들의 후원을 통해 국내와 해외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활동에 나서고 있는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나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의 경우 올 하반기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기간 중에도 후원금이나 후원인 숫자는 줄지 않고 있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장 김용태 신부는 “교회에 힘을 보태주시는 후원자들은 소액으로, 꾸준히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경제 불황과는 상관이 없다”며 “그리스도인의 사명인 사랑 나눔을 몸소 실천하시는 후원자들에게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가난한 이 위한 우선적 선택

‘자선’은 자기가 쓰고도 남을 만큼 여유 있는 재물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원래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하느님이 선사한 이 세상의 재화를 나눠야 할 책임을 실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 ‘백주년’에서 ‘교회는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줄 때 자신과 가족들에게 필요한 것 이외의 남는 것만이 아니라 어떤 때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으로도 도와야 한다’(36항)고 전한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이 그리스도인과 교회의 본분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자선은 진실한 사랑의 마음을 나누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즉 자선은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한 과정에서의 사랑 실천이며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된 하느님 백성으로서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사랑의 행위인 것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첫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를 통해 ‘교회의 자선 활동은 그리스도교와 교회의 사랑의 본질을 드러내 주는 광채를 지녀야 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의 자선 활동은 전문적 능력과는 별도로, 사랑으로 신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그들 안에 다른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불러일으켜 주신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는 체험을 바탕으로 하여야 한다’고 전한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장 안명옥 주교도 올 자선주일 담화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경제적으로 가난한 이들이 겪는 고통을 물질의 결핍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사랑과 삶에 대한 희망을 발견하도록 해 줘야 한다’고 전하고 있다.

연말연시, 특별히 자선주일이라고 해 일회적으로 성금을 내어놓는 것으로는 그리스도인의 사명이 끝나지 않는다. 자선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은 곧 사랑 실천임을 깨닫고 기도와 봉사로 가난한 이들을 보살피고 나에게 필요하지만 가난한 이들에게는 더욱 필요한 재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올 자선주일이 그 시작이다.

■ 후원·자원봉사 원한다면 ‘주목’

“어디에 후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교회 기관 후원 담당자들이 가장 많이 받는 물음 중 하나다. 사실 교회 내 각종 기부활동이나 후원단체의 홍보는 개신교에 비해 여전히 미흡하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나눔을 실천할 곳은 많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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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8-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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