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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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이들의 부활대축제] 외국인 노동자 부활축제

주님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부활 기쁨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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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공동체 신자들이 `쭉믕푹신!`(베트남어로 `부활 축하합니다!`는 뜻)하고 외치며 부활달걀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염수정(두번째 줄 가운데) 주교가 필리핀공동체 신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3년 전 조국 필리핀을 떠나 한국에 온 루나(가명, 30)씨. 가족을 얽매던 지독한 가난에 종지부를 찍으려 한국행 비행기를 탔을 때만 해도 `코리안 드림`에 부풀어 있었다. 별명이 `웃음보`였을 정도로 활달한 성격이었지만, 혹독한 한국살이는 루나씨에게서 미소를 거둬갔다.
 그러던 그가 모처럼 환한 웃음을 지었다. 12일 서울 혜화동 동성중고등학교에서 열린 `외국인 노동자 부활대축제`에 초대를 받아 필리핀 친구들과 부활의 기쁨을 함께 나눴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서울대교구 가톨릭 경제인회(회장 최철수, 담당 조학문 신부)가 서울 노동사목위원회(담당 허윤진 신부)와 함께 부활을 맞아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인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잔치로 마련했다.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시작으로 나눔잔치와 기념품 증정식 순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필리핀과 베트남, 중국 등 6개 공동체 담당 사제ㆍ수도자를 포함해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주 노동자들은 민속 의상을 입고, 나라별 전통 음식을 나누는 등 축제를 즐겼다.
 기업체와 정부 기관도 지원에 나서 우리은행과 애경유화㈜에서 치약과 비누 2000세트를 후원하고 봉사자를 파견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는 라면 250상자를 후원했다. 법무부는 외국인근로자 정책본부 직원 3명을 현장에 파견, 불법체류 문제 등이 빈번한 이들에게 법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상담 코너를 마련했다.
 이주 노동자들은 비자 문제나 법률 또는 금융관련 문제들에 대한 상담을 통해 한국 생활에 꼭 필요한 실질적 도움을 받은데다 생필품 등 선물도 받았다며 기뻐했다.
 염수정(서울대교구 총대리)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이주 노동자들에게 "여러분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떠나 낯선 한국에서 살아가려면 두려움이 크겠지만 죽음을 이기신 예수님은 두려움을 이기는 힘을 주신다"며 "예수님 발자취를 따라 서로 도우면서 사랑하고 나누는 삶을 살아달라"고 당부했다.
 최철수(스테파노, 서울 경제인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해고와 불법체류의 위기 속에서 삶의 고통이 크겠지만, 여러분을 돕는 이들이 많으니 삶의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온 텬득회(베드로, 52)씨는 "부활의 기쁨을 친구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줘 너무 감사하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뜻깊은 자리를 자주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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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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