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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 특집] 시각장애 CEO 김갑주 사장

다른 시각장애인 분들 만나며 잃었던 마음의 눈 되찾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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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렵사리 마련된 인터뷰였다. 김갑주 사장이 자신이 하는 일에 비해 뭔가 대단한 사람처럼 비춰지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누구나 인정하는 `대단한 사람`이다. 그가 단지 두메나푸드시스템, 두메김치, 두메외식산업, DM푸드바스켓, 두메나비 등 5개 법인체를 운영하며 직원 500명, 연매출 200억 원을 올리는 성공한 최고경영자여서가 아니다.
 혈기 왕성한 20대 초반, 망막색소변성증에 걸려 시력을 잃고 지독한 방황과 시련의 시기를 딛고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성공을 혼자만의 것으로 여기지 않고 주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어서다.



인간 존중이 회사 경영 이념
 그는 인간존중과 기업이윤 사회환원을 회사 경영이념으로 삼으며 그 누구보다 모범적 CEO상을 실현하고 있다. 자신의 사업장에도 10명의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고 장애인 그룹홈을 만들어 장애인들을 돌보고 있다. 최근에는 모교인 조선대에 다목적 문화공간 조성 기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그의 이같은 성공과 나눔의 원동력은 광주가톨릭 시각장애인선교회를 만나면서 시작됐다. 광주가톨릭 시각장애인선교회 회원들은 중도실명이라는 충격과 고통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리고 1984년 광주지산동본당에서 세례를 받으며 그는 새롭게 태어났다.

인터뷰 내내 자신을 낮춰
 "시력을 잃고 나서는 마음의 시력도 잃어버렸던 것 같아요. 오로지 내 불행, 내 고통만 생각했어요.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벌어졌나 세상을 원망했죠."
 그는 "다른 시각장애인분들을 만나며 잃었던 마음의 눈을 되찾았다"면서 "단지 시력만 잃었을 뿐 다른 모든 것은 온전하다는 것을 깨달으며 하느님께 감사 기도를 올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희망을 발견한 그는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했다. 봉투붙이기, 방석 만들기, 포장마차, 보험세일즈 등 가리지 않았다. 그의 노력에 하늘도 감동했는지 기회는 찾아왔다.
 1985년 광주대교구는 재기를 위해 성실히 일하는 그에게 가톨릭센터 지하 찻집 운영을 맡겼다. 자신도 몰랐던 사업수완은 그때부터 빛을 발했다.
 그는 찻집 운영 7년 만에 자신만의 음식점을 차렸다. 그리고 이 작은 식당 하나를 5개 법인체로 늘려온 것이다. 사업을 위해 공부도 시작해 외식산업대학원에서 석사학위도 땄다.
 "모든 것을 잃고 난 뒤 주어진 기회였으니 제 모든 것을 바칠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일하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이고요. 하느님 말씀에 어긋나지 않게 살며 열심히 산 것밖에 없는데…."
 그는 인터뷰 내내 자신을 낮추기에 바빴다. 하지만 그의 활동은 결코 낮게 평가할 수 없다. 1996년 200억 원 규모 `광주재활신용협동조합`을 설립해 장애인에게 학자금 무이자 대출과 창업자금 무보증 융자를 제공해 자립기반을 마련해줬다.

어려운 때가 가장 좋은 시기
 또 2000년에는 외식산업에서 일한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장애인들에게 각종 요리기술을 가르치는 `동신자활후견기관`을 세웠다. 이 밖에도 그는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하는 곳이면 마다하지 않았다. 사단법인 한국맹인복지협의회 이사, 광주시 장애인총연합회 이사, 빛고을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 이사, 광주 YMCA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등 그가 거쳐간 자리만 봐도 알 수 있다.
 "제게 기회를 주고 제게 이만큼 기반을 마련해 준 하느님께 보답해야지요. 지금 고통을 겪고 계신 분들께 어려운 환경이 가장 좋은 시기일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마음을 열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기도하면 하느님께서는 꼭 들어주시더라고요. 저도 다 하느님 덕분이지요."
김상술 명예기자 sangs1004@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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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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