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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성소주일] 대전가톨릭대 외국인 신학생들을 만나다.

몽골, 중국 등 아시아, 아프리카 신학생들, 고국으로 돌아가 복음 전파할 열정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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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병섭 대전가톨릭대 총장신부가 교수회의 중 잠시 짬을 내 교정을 거닐며 외국인 신학생들과 정다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응웬 반 판 신학생(베트남), 뮬라 어네스트 뮬타 부제(잠비아), 민 총장신부, 엥흐 바타르 신학생(몽골), 랑샤 프로베스 신학생, 잠부봉 바이올렌 신학생(이상 방글라데시), 응웬 씨 권 신학생(베트남), 창양펭 부제. 전대식 기자 jfaco@pbc.co.kr
 

   중간고사를 막 마친 외국인 신학생들 표정이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시험이 어려웠던 듯하다. 우리말을 배운 지 짧게 1년, 길게는 9년이나 되는 데도 한국어로 치르는 시험은 아무래도 힘겨워하는 기색이다.

 4월 24일 늦은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대전가톨릭대 교정에서 외국 출신 신학생 7명을 만났다. 한국천주교회 대신학교 7개 교 외국인 유학생은 20명으로, 이 가운데 대전가톨릭대에만 40인 8명(휴학생 1명 포함)이 된다.

 인터뷰에 들어가려는데 민병섭 총장신부와 교수사제단이 교수회의 중 잠시 휴식을 취하러 나온 모습이 보였다. 외국 신학생들은 교수신부들을 대하자 깍듯이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다들 한국식 예법에 익숙한 눈치다.

 특히 09학번 새내기 신학생 엥흐 바타르(요셉, 22)씨는 2002년 7월 몽골지목구 설정 이후 배출한 첫 신학생어서 교수신부들은 물론 동기생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입국, 한남대 한국어학당을 거쳐 올해 입학한 그는 "예수님을 닮은 사제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은근히 드러낸다. 한국어 신학수업은 아직 어렵지만, `복음의 불모지` 몽골에 복음의 씨앗을 뿌릴 생각만 하면 가슴이 벅차다.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교회에선 각각 2명씩 신학생을 파견, 복음화에 큰 진전을 보인 한국교회를 배우는 데 열심이다. 베트남 신학생은 호치민시 인근 푸끙교구 출신 응웬 씨 권(안토니오, 28)씨와 응웬 반 판(요셉, 28)씨로, 2006년 초 입국, 충북 청원 성 황석두 루카 선교형제회 본원에서 우리말을 익힌 뒤 2008년 초 대전가톨릭대 3학년으로 편입했다. 한국천주교회사와 성서신학에 남다른 관심을 보인 두 신학생은 틈만 나면 대전교구 이주사목부 `천안 모이세`에 찾아가 동포들 아픔을 달래주며 함께한다.

 방글라데시 신학생은 다카대신학교 3학년을 마치고 2006년 3월에 입국, 이듬해 입학해 현재 5학년인 잠부봉 바이올렌(베르나르도, 34)씨와 랑샤 프로베쓰(파스칼, 30)씨다. 두 신학생은 부족 8만 명 중 7만 명이 가톨릭으로 개종한 `가루족` 신학생으로, 마이멘싱교구 소속이다. 2004년 8월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제8차 총회 당시, 한국천주교회에서 아시아 신학생들을 받아들이겠다고 결정함에 따라 한국에 들어와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 `성무일도에 반했다`는 두 신학생은 특히 영성신학에 관심이 많고, 사제품을 받으면 한국에서 배운 복음 나누기와 기도 모임을 현지 교회에 뿌리를 내리겠다는 포부도 보였다.

 또 대전가톨릭대엔 부제도 2명이 유학 중이다. 창양펭(常彦峰, 요셉, 24) 부제는 중국 네이멍구 츠펑(赤峰)교구 출신으로, 중국 선양(瀋陽)대신학교 6학년을 수료한 뒤 지난해 2월에 연구과 2학년으로 편입,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 2월 14일엔 랴오닝교구에서 부제품을 받았다. 츠펑교구는 교구장이 공석 중이어서다. 내년에 중국에 돌아가 사제품을 받는대로 신자들 성서공부에 힘쓸 작정이다.

 뮬라 어네스트 뮬타(에르네스트, 32) 부제는 유일하게 아프리카 신학생이자 수도회 부제다. 잠비아 출신으로 프란치스코 전교봉사수도회 수사인 뮬라 부제는 8년째 대전가톨릭대에 재학 중인 `고참`이다. 성 프란치스코 영성에 관심이 많아 내년 초 사제품을 받고 고국에 돌아가면 영성지도에 힘쓸 생각이다.

 수도회원을 제외하면 이들 신학생 모두는 대전가톨릭대 후원회에서 지원하는 학비와 생활비로 공부를 하고 있다.

 민병섭 총장신부는 "우리나라도 김대건, 최양업 신부님께서 외국 교회 지원과 유학을 통해 교회 밑거름이 되신 것처럼 한국천주교회도 힘이 닿는 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신학생들을 받아들여 교육을 함으로써 그 나라에 복음을 전하고 가톨릭 신앙이 뿌리를 내리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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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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