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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 강림 대축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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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순절이 되었을 때 그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 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사도 2, 1-3)

사도행전은 오순절 축제 때 성령이 제자들에게 내려왔다고 전한다. 성경에 따라 사도시대 이후부터 교회는 예수 부활을 뜻하는 과월절이 지난 다음 50일째 되는 날 성령강림 사건을 기념하는 장엄한 예식을 거행했고, 이것이 정착돼 오늘날 성령강림대축일(올해는 5월 31일)이 되었다.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는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로 인류를 구원하셨고, 인류 구원을 위한 당신의 사명이 이어지도록 교회를 세우셨으며, 그 교회에 위로자이시며 협조자이신 ‘성령’을 보내 주겠다고 약속하셨다. 그리고 약속처럼 오순절에 사도들에게 성령이 내렸다.

예수의 부활 이후에도 두려움과 의심 때문에 다락방에 숨어 지내던 사도들은 오순절에 성령을 가득히 받고서 기쁘고 담대하게 이방인들과 유다인들에게 그리스도를 전하고 복음을 선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도들의 증언(사도 2, 14-36)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감화를 받아 세례를 받고 서로 도와주며 빵을 나누어 먹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는 생활을 하게 되는데 이들의 모임이야말로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은 사람들의 공동체인 ‘교회’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교회가 예수부활대축일부터 50일간을 부활시기로 정해 성대하게 지낸 다음 성령강림대축일을 끝으로 ‘교회의 시대’를 상징하는 연중시기를 보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 19-23)

우리는 성령의 강림을 단순히 2000년 전 이스라엘에서 일어난 한 사건으로 마무리 지어서는 안 된다. 성령은 바로 그리스도의 구원사건을 지금 여기 우리 안에서 구체화시키고 실현시키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세례와 견진을 통해 성령의 열매(갈라 5, 22-23)를 가득 받은 우리는 자신 안에서 말씀하시고 활동하시는 성령에 얼마나 귀 기울이며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려고 노력했는지 겸허하게 반성해야 한다. 내 안에 살아계신 성령께서 활동하실 수 있도록 얼마만큼 자리를 내어드렸는지 돌이켜보아야 한다. 성령께서 함께 하시며 우리의 삶과 신앙을 새롭게 해 주시기를 기도하는 성령강림대축일이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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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9-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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