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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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농민주일 탐방] 귀농한 가족농 한기조ㆍ채심례씨 가정이 살아가는 법

행복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지만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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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전마을에서 유기재배를 맨 먼저 시작한 한기조씨가 고추밭에 유황으로 만든 미생물 제재를 뿌리고 있다.
 


 
▲ 경남 함양 서하면 우전마을에 정착, 양파 농사를 많이 짓는 한기조(왼쪽)씨가 우리농 마산교구본부에서 온 문선배씨에게 양파를 건네주고 있다.
 


 
▲ 안의선교본당 제대 앞에서 함께한 한기조(왼쪽에서 두 번째)ㆍ채심례(오른쪽)씨 부부와 다섯 자녀들.
 

   19일은 14회째를 맞는 `농민주일`이다. 젊은이들이 떠난 농촌은 이미 초고령사회(33, 지난해 12월 1일 기준)다. 농가 인구도 총인구 대비 6.6(318만7000명)에 불과하고, 가족농 또한 121만2000가구에 그친다. 귀농인구가 늘고 있다지만, 극소수다. 올해 농민주일엔 현장 르포를 통해 `귀농과 가족농의 의미`를 새겨본다.


   괘관산(해발 1252m)을 눈앞에 두고, 황석산(1190m)을 등진다.

 키 큰 나무들이 바람에 허리를 휘고, 장맛비에 웃자란 잡초들이 머리를 풀은 채 흔들린다. 흰 구름이 얕게 걸린 산머리가 막 붓을 내려놓은 수묵담채화처럼 기운이 생동한다.


   #농사의 `농`자도 모르던 부부

 경남 함양군 서하면 우전리.

 해발 450m 산등성이에서 귀농 11년차 한기조(귀도, 46, 마산교구 안의선교본당)ㆍ채심례(클라라, 39)씨 부부와 다섯 자녀가 알콩달콩 살아간다. 이들 보금자리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99.17㎡(30평) 크기 목조주택이다. 지난해 10월에 지은 방 네 칸에 부엌 한 칸 짜리 집과 올해 5월 세운 59.50㎡(18평) 짜리 곶감 건조시설이 나란히 서 있고, 그 아래에 양파를 보관하는 비닐하우스가 있다.

 "할 끼도 없을낀데 여까지 뭐하러 왔습니꺼?"

 마침 양파를 출하하던 한씨는 취재진을 보자 활짝 웃으며 농담을 건넨다. 우리농촌살리기운동 마산교구본부 배송담당자인 문선배(요한 세례자, 42)씨가 몰고온 트럭에 실리는 양파가 한눈에 봐도 무척 튼실하다. 수확 후 한 달이나 말렸는데도, 어디 하나 무른 데가 없다. 4㎏짜리 160여 개 망을 다 싣고 차가 떠나가자, 그제야 부부는 눈길을 돌린다. 천생 농사꾼 모습 그대로다.

 그러나 귀농 11년 세월은 결코 녹록지만은 않았다.

 1999년 3월 우전마을에 정착했을 때만해도 집도 절도 없는 처지였다. 방 한 칸에 네 가족(당시 자녀는 둘)이 살아야 했다. 귀농했다고 해서 이들 가족을 찾아온 본가나 처가 식구들은 눈물을 보였다. 첩첩산중(당시는 대진고속도로도 개통되지 않아 교통사정이 어려웠다)에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허름한 농가에 방 한 칸 빌려 사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어찌 나오지 않았을까.

 농사의 `농`자도 모르던 부부는 왜 귀농했을까.

 부인 채씨는 "부산에서 같은 성당에 다닐 때 혼인하면 딱 3년만 직장에 다니고 시골에 가서 살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 때문에 꼼짝없이 시골에 왔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후회막급이다"고 말하며 웃는다. "전엔 다른 사람들이 귀농한다고 말하면 권했는데, 지금은 하지말라고 만류한다"고도 덧붙인다.

 딱 3년만 직장에 다니며 돈을 벌어 귀농하자던 약속은 지켰지만, 어디에 정착해야 할지, 무슨 농사를 지어야 할지도 몰랐다. 그래서 무작정 성당 가까이에 가고 싶어 교구 공소주소록을 보고 전화를 돌려 수소문했다. 무주, 함양, 산청, 의령으로 두 아이를 데리고 돌아다니며 `귀농의 꿈`을 키웠다.

 당시 가톨릭농민회 마산교구연합회 사무국장으로 일하던 서정홍(안젤로, 51) 시인도 그때 만나 5개월간 봉사도 하고 교육도 받았다. 생명농법도 알게 됐다. 귀농지 선택에 `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우쳤고, 물 때문에 우전마을에 정착했다. 10여 년간 아기 울음소리 한 번 들리지 않던 마을에 아기가 셋이나 태어나는 경사를 안겨주면서, 부부는 농기계를 가능한 한 쓰지 않고 퇴비만으로 농사를 짓는 `무경운`을 하겠다는 맘을 먹고 뿌리를 내렸다. 하지만 5년 만에 손을 들었다.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농법이 아니었다.


   #온 마을이 유기재배에 동참

 낫도 이 마을에 들어와 처음 들어 봤을 만큼 경험이 없던 부부는 하나하나 깨우치며 힘겹게 양파와 고추, 감자, 벼 농사를 지었다. 트랙터를 우전마을에 처음으로 선보였고, 경운기와 관리기도 마련했다. 또 우렁이 농법을 논농사에 도입해 유기농을 시작했고, 제초제를 일절 쓰지 않고 미생물 제재로 병충해를 막고 땅을 살렸다. 관행농법으로 죽은 땅을 살리는데만 4~5년이 걸렸다. 그렇게 한 지 5년 만에 부부



가톨릭평화신문  2009-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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