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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 본오동본당 빈첸시오회, 18년째 노숙인 위해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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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깎으러 오시는 분들이 자립에 성공했다고 인사하러 올 때, 봉사하는 입장에선 가장 뿌듯하죠.”

지난 7월 30일, 경기도 안산시 제2대리구 본오동성당 앞에 있는 한 공원에서 전진구(미카엘·제2대리구 본오동본당) 교구 빈첸시오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날 본오동본당(주임 정영철 신부) 빈첸시오회 봉사에 나선 미용사 윤연순(프란치스카)씨와 봉사자 심명숙(미카엘라)씨는 노숙인들의 머리 손질에 여념이 없었다.

100여 미터 떨어진 단상에선 전 회장과 봉사자들이 준비한 커피와 음료, 케이크 등으로 노숙인들의 배를 채워주고 있었다. 이들은 노숙인들이 거처로 돌아갈 때, 자립을 위한 용돈 1000원씩을 전달하고 봉사를 마무리했다.

본당 빈첸시오회(회장 김범준·이하 빈첸시오회)는 18년 간 노숙인들을 위한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3월부터 한 달여간 중단됐을 때를 제외하곤 2002년부터 매주 목요일에 노숙인들의 빈 속과 마음을 채워주고 있다.

빈첸시오회 회원은 현재 8명이다. 각자의 삶이 있음에도 이들은 매주 목요일 낮이면 어김없이 봉사에 나선다. 여름에는 시원한 냉커피를, 겨울에는 따뜻한 차를 제공한다. 제과점을 운영하는 한 본당 신자는 빵과 케이크를 기부하기도 하고, 노숙인들을 생각해 부침개를 해 준 이도 있었다.

봉사 초창기에 낯선 이들에 대한 경계의 눈빛으로 회원들을 보던 노숙인들도 이젠 스스럼없이 다가가고 안부를 묻는 등 살갑게 대한다.

머리 손질을 받고 말끔해 진 모습으로 “노숙을 그만하기 위해서 내일 취업지원센터에 일자리를 문의하겠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빈첸시오회는 노숙인 중에서 책임감 있는 반장과 봉사자를 뽑아, 출석과 용돈 관리를 하게 한다. 3~6개월 간 하는 반장과 봉사자들은 다른 노숙인보다 두 배의 용돈을 받는다. 지금까지 반장과 봉사를 했던 노숙인들은 대부분 사회로 복귀했다.

이날 미용봉사를 한 윤씨는 “어려운 분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 더욱 행복하다”며 “하느님과 함께 하는 마음으로 빈첸시오회 형제·자매들과 함께 봉사에 나서는 데 즐거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본당 빈첸시오회 창립멤버로 현재까지 봉사를 이어온 전 회장은 “노숙인들이 사회에서 소외되는 데는 제도적·사회적으로 받아줄 곳이 없어 자립이 어려운 현실에 처해있기 때문”이라며 “노숙인들 대부분이 사회복귀 의지가 있고, 우리가 내미는 자그마한 손길에 힘을 받아 사회복귀를 해나간다는 점을 많은 분들이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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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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