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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웃 이야기] 오전동본당 최고령 영세자 95세 최길자 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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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남지 않은 삶이지만, 몸이 허락하는 한 하느님 자녀로서 온전한 마음을 바치고 싶었습니다.”

최길자(안나·95·제2대리구 오전동본당) 어르신은 세례를 받은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최씨는 9월 13일 제2대리구 오전동본당에서 김민호 주임신부의 주례로 단독 세례식을 갖고 95세라는 나이에 하느님 자녀가 됐다. 그는 이번 세례로 본당 역사상 최고령 영세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가 세례를 받게 된 건 평소 외손녀 황은숙(클라라·제2대리구 오전동본당)씨와 함께 본당에 나가면서였다. 빈첸시오회에서 봉사를 하던 황씨는 외할머니를 신앙의 길로 이끌고 싶어했다. 최씨 또한 평소 본당 앞 성모자상을 궁금해 하던 중에 10월 황씨에 던진 ‘성모님을 공경하고 싶다’는 한마디가 신앙의 방아쇠가 됐다.

황씨는 “할머니께서 성모님은 어떤 분이냐고 제게 물어보실 때가 기억난다”며 “성모님은 ‘그리스도의 어머니로서 존경받으시는 분’이라 알려드리니, 어떻게 하면 공경하고 모실 수 있겠냐고 얘기하셔서 바로 본당에 문의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최씨는 11월부터 고령의 나이에도 매주 성당을 방문해 예비자교리를 들으며 착실히 준비를 해나갔다. 코로나19로 고령자들 대상 성당 방문이 중단되고, 이전보다 건강이 악화되는 시련도 겪었지만 신앙을 꺾지는 못했다.

본당에서도 도움을 줬다. 황씨를 통해 어르신 사연을 알게된 본당 김 신부와 임경자 수녀(미리내 성모 성심 수녀회), 선교위원회 방문교리봉사자를 자청한 박옥희(레지나)씨가 매주 1회 최 어르신 댁에 방문해 교리를 알려주는 헌신을 보여줬다. 그는 그 덕에 무사히 세례를 받을 수 있었다.

최씨가 세례를 받은 데는 가슴 한 구석에 묻어둔 신앙이 바탕이 됐다. 원래 고향 부산에서 독실한 개신교 집안에서 자란 그는 결혼 후 서울로 올라와 네 자녀를 키우며 바쁜 삶에 신앙을 잊고 있었다. 그에게 이번 영세는 수구초심과 같은 행동이었다.

코로나19라는 시련에서도 매월 병자영성체를 통해 성체를 모시는 기쁨을 누린다는 그는 “미사포를 쓰고 세례를 받아 다시금 하느님 자녀가 될 수 있어 기쁘다”며 마지막으로 하느님 자녀로서 가장 중요한 ‘꾸준한 기도’와 ‘의지’를 계속 가져갈 것을 다짐했다.

“매일 집에서 예비자교리 중에 손수 적었던 주모경을 읽으며 기도합니다. 늦게라도 받은 성사의 기쁨을 토대로 생이 다하는 날까지 하느님 자녀로서 함께하고 싶습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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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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