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관 뒤로 나갔더니, 요 녀석이 저를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 있습니다. 카메라를 가까이 들이대도 얌전히 포즈를 잡는 모습이 영락없는 사진 모델입니다. 이곳 마냐마 성당에는 고양이들이 약 15마리 정도 있습니다. 원래부터 이렇게 많았던 것은 아닙니다. 성당과 사제관 곳곳에 있는 먹을 것들을 호시탐탐 노리는 쥐들을 쫓기 위한 방책으로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었더니, 이들이 이곳에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고양이들은 성당 주위를 구석구석 다니며 쥐, 벌레는 물론 도마뱀도 잘 잡습니다. 그렇게 성당의 경비묘(警備猫)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요 녀석은 제가 이곳에 왔을 때 갓 태어났습니다. 어찌 보면 저와 함께 이곳에서의 삶을 시작했고, 몸집도 작은 편이라 신경이 쓰이는 녀석이죠. 그래서 오늘은 모델을 잘 서준 요 녀석을 여러분께 소개해드리며, 함께 인사드리고 싶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상 여러분과 함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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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호 신부(잠비아 솔웨지교구 마냐마 성마르코본당)